"이 차가 정말 다마스가 맞습니까?"
이달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전시장 한편에는 폴크스바겐의 미니버스 '불리(T1)'와 흡사한 차량이 서있었다. 폴크스바겐의 마크가 붙어 있어야 자리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마크가 붙어 있었다. 특유의 딱정벌레 모습의 앞 램프와 방향 지시등의 위치까지도 똑같았다.
하지만 실제 이 차량의 정체는 T1이 아닌 한국GM의 국산 경상용차인 다마스였다. T1 모양으로 튜닝한 업체 와겐버스 이재권 대표는 "1000만원 초반대의 비용으로 개성 넘치게 차를 튜닝할 수 있다"며 "일본에서 제작해 국내에서 다시 튜닝하는데 약 한 달 정도면 튜닝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달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유일의 자동차 튜닝 전시회 '서울오토살롱'에선 이처럼 아이디어와 소규모 자본으로 똘똘 뭉친 이색 튜닝차량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총 105종의 튜닝차들이 참가했다.
◆ 車 튜닝, 어디까지 해봤니?…튜닝카 전시회 서울 오토살롱 열려
서울오토살롱은 2003년부터 진행돼 올해가 12회째다. 민간 주도로 시작된 행사였는데 올해부터는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주도로 행사가 열렸다.
올해 전시회에는 튜닝 자동차를 비롯해 부품, 내·외장 관리용품, 자동차 용품, 카오디오, 블랙박스 등이 전시됐다. 약 70여개의 튜닝 제조사와 부품사 등이 400부스 규모로 참여했다.
경차에서부터 수퍼카까지 일반 도로에서 만나기 어려운 차들이 매력을 뽐냈다. 특히 경차 가운데는 세련된 모습으로 튜닝된 쉐보레의 스파크가 눈길을 끌었다. 차 지붕은 검정색으로, 차체는 진한 붉은색으로 색을 바꾼 차부터 흰색과 핑크색으로 꾸며 새롭게 거듭난도 있었다.
경차 튜닝 전시를 담당한 모터미디어 마케팅팀의 김동원 과장은 "경차가 유지비가 적게 들어 최근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지만 디자인은 개성을 나타내기 어려워 튜닝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기아차의 대표 준중형차인 쏘울 역시 튜닝을 통해 스포츠카와 레저용 차량으로 다시 태어났다. 한쪽에는 양산되지 않는 형광색 레이 차량도 눈길을 끌었다. 뒷좌석을 개조해 소규모 점포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선보였다.
트렁크를 개조해 노래방 기기를 설치하거나 모니터와 스피커를 달아 극장처럼 음악이나 영화를 볼 수 있는 차와 캠핑카로 개조된 차량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생산된 지 10~20년이 흐른 차량을 리스토어(복구)한 차도 전시됐다. 1993년 생산된 갤로퍼는 새 차라고 봐도 될 정도로 깔끔한 모습이었다. 1978년식 콜벳을 튜닝한 차량도 비교적 깔끔해 보였다.
◆ 車 튜닝 산업 육성위해 규제 풀지만…"여전히 체감 어려워"
서울오토살롱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행사 주최측에 따르면 행사동안 약 4만명 정도가 방문했다. 국내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제와 부정적 인식 때문에 튜밍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튜닝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으로 320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한국에선 관련 산업 규모는 5000억원(1.6%) 에 머문다. 미국(35조원)의 70분의 1에 불과하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자동차 튜닝시장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튜닝 산업에 대한 규제를 적극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관련 시장을 4조원까지 키우고 4만명의 고용을 창출할 계획을 세웠다. 국토부는 지난달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 튜닝업체 관계자는 "등화장치는 튜닝 승인을 폐지하는데 전조등은 튜닝 승인을 여전히 받아야 하는 등 관련 규제가 여전히 복잡하고 빡빡하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규제가 좀 더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옥의 티도 있었다. 올해 서울오토살롱은 관람객들에 대한 안내가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국제 행사이지만 외국인 관람객에 대한 배려가 적다는 평가다.
행사장을 찾은 미국 국적의 서번 서머빌씨는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 행사가 흥미롭게 느껴지기는 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고 영어로 된 책자가 없고 안내 부스도 없어 관련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