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제조업종 기업들이 경쟁력 저하와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원고(高) 현상 탓에 수출 기업의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고, 건설·조선 업종에선 부실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빅2'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에 지나치게 비중이 쏠린 채 새롭게 성장하는 기업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매출액은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의 35% 수준에 달하고, 시가총액의 36.5%, 법인세 비중의 20.6%를 차지하며 한국 경제의 양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삼성과 현대차가 흔들릴 경우 경제 전반이 흔들리는 구조가 됐다. 전반적인 기업들의 수익 구조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대기업의 올해 3분기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19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16개 시중은행 대출 담당자들이 기업의 채무·수익성 등을 고려해 신용 위험을 평가하는 지수다.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건설·해운업종 등에서는 대거 부실이 발생하고 있다.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회사를 말하는 한계기업은 2009년 2019개에서 2012년 2965개로 늘어났는데, 이런 기업의 3분의 1은 부동산·건설업에 쏠려 있다. 이 밖에도 동부그룹, 팬택 등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이다.
또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세계시장의 수요가 정체되고 중국 시장의 성장이 주춤하면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해온 중소 수출 기업들의 타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