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분을 파는 오너 일가 때문에 회사 주가가 떨어지는 일이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대주주가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팔면 물량 부담 때문에 주주들이 매도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면서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회사측에서는 전체 회사 주식 중 오너 일가가 매각하는 주식의 비율이 높지 않아 물량 부담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다도 된다는 입장이나, 주주들의 심리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아제강(306200)은 4일 오너 3세인 이태성 상무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보유 중이던 주식 5만주를 팔았다고 공시했다. 당일 회사 주가는 3.78% 하락 마감했다.

이 상무가 장내매도를 한 날짜의 주가를 고려하면, 그는 세아제강 지분을 매도해 3일 동안 약 56억7200만원을 손에 넣은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이 상무는 별세한 고(故) 이운형 전 회장으로부터 세아제강과 세아홀딩스(058650), 해덕기업, 해덕스틸, 세아네트웍스 등 5개 계열사 주식 197만5391주를 상속받았다. 이 중 세아제강의 주식은 50만3031주를 받았다. 상속받은 주식을 포함해 이 상무가 갖고 있는 세아제강의 주식 수는 총 115만주(19.12%)였다.

회사 측에서는 이 상무가 납부해야 할 상속세가 얼마인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지분 매도 건이 회사의 지분 구조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세아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매도 건은 상속세를 성실하게 납부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이 상무의 전체 세아제강 보유 주식이 115만주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매도 지분(5만주)의 비중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원양어업 전문 업체 동원수산(030720)도 지난 1월 27일 장 마감 후 왕기철 대표이사 등 오너 일가 6명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주식 26만5200주를 팔았다고 공시했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기존 31.33%에서 24.26%로 낮아졌다.

이 같은 사실을 밝힌 다음날, 동원수산의 주가는 11.79%나 하락했다. 오너 일가가 지분을 매도한 1월 22일은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반사 이익으로 회사 주가가 거의 최고점에 도달해있던 날이었기 때문에 일부 주주들은 대주주 일가에 대한 배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농업용 종자를 판매하는 농우바이오(054050)도 지난해 8월 최대주주였던 고(故) 고희선 새누리당 전 의원이 별세하자 지분 상속과 상속세 납부 등의 이슈가 부각되며 주가가 4.26% 하락했다.

실제로 고 전 의원의 부인인 유연희 현 회장과 자녀 등 친인척 14명은 8월 초 보유 지분 전량을 매도했다. 총 29만290주를 팔아 약 80억6100만원을 손에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 전 의원의 친인척이 매도한 지분은 농우바이오 전체 주식의 2.03%에 해당한다. 이 같은 이슈가 부각되며 8월 한달간 농우바이오의 주가는 27%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어마어마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상속 받은 지분을 다시 팔아버리는 역설적인 사례가 종종 있는데, 특히 주가가 최고점에 올랐을 때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팔아버리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 경우 피해를 보는 것은 주식을 팔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는 소액주주들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