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팬택 채권단이 4일 이동통신사의 출자전환(기업이 갚아야 할 돈을 자기회사 주식으로 주는 것) 참여를 전제로 한 팬택의 경영정상화 지원 방안을 결의했다. 이통사가 채권단의 요구대로 18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에 참여하면 채권단의 3000억원 출자전환, 원리금 상환 유예, 이자 감면 등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실행되지만 이통사가 출자전환을 거부하면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은 중단된다. 팬택은 워크아웃이 중단되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달 8일까지 최종 답변을 달라고 이통사에 요구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에 4일까지 출자전환 참여 여부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조금 더 시간을 주기로 했다"며 "우선 채무조정안을 조건부로 확정하고 이통사의 참여를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올 3월 팬택의 워크아웃 신청이 받아들여지자 모든 채무를 유예했다. 채무유예 기간은 지난달 4일 끝났는데 채권단은 이를 1개월 연장했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르면 더 이상 연장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채무조정안을 이날까지 확정해야 한다.
팬택에 약 5230억원을 빌려준 채권단은 팬택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3000억원을 출자전환 할 테니 이통사도 팬택에 대한 매출채권 1800억원을 출자전환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팬택의 회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출자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통사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받진 못했지만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안다"며 "끝까지 설득해 보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통사는 금융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렵다"며 "법정관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통사가 출자전환을 거부하면 곧바로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할 계획이다. 워크아웃이 중단되면 팬택은 채권단이 유예해줬던 대출금을 갚아야 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법원은 팬택의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비교해 계속기업가치가 높으면 법정관리 절차에 돌입한다. 채권단이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만들기 전에 실시했던 실사에 따르면 팬택의 계속기업가치는 3824억원, 청산가치는 1895억원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 수치는 팬택이 제시한 사업계획이 상당 부분 달성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워크아웃이 무산된 결과를 반영하면 달라질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팬택이 만약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영업을 해야 해 최악의 경우 파산까지 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채권단이나 이통사 모두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