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에 PDP TV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SDI(006400)는 이달 1일 "올 11월 30일부터 PDP 모듈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PDP TV는 2000년 중반까지 LCD TV와 세계 TV 시장의 패권을 놓고 경쟁했다. 하지만 기술력 개선에 실패하고 장점인 가격 경쟁력마저 떨어지면서 몰락했다. PDP 시장을 양분했던 일본 회사들은 이미 모두 손을 뗐고, 설상가상으로 LG전자(066570)도 연내에 생산을 접기로 하면서 PDP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 PDP TV 종말…내년부터 못볼 듯
PDP 시장은 한국과 일본 회사들이 주도해왔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가 1위, 파나소닉이 2위였다.
일본 업체들은 PDP TV 사업에서 모두 손을 뗀 상태다. 파나소닉은 올해 초 사업을 중단했고, 도시바도 지난해부터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PDP 기술력을 인정받던 파이오니아는 2009년에 일찌감치 사업을 접었다.
특히 파나소닉은 PDP에 막대한 돈을 쏟으며 역량을 집중했지만 최근 2년간 TV 사업에서만 150억달러(약 16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의 주범으로는 PDP TV가 꼽혔다.
PDP TV 시장의 마지막 보루였던 국내 업체들도 속속 철수를 결정하고 있다. 삼성SDI를 시작으로, LG전자도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수익이 나고 소비자가 원하는 한 계속 출시할 계획"이라는 처지이지만, 연내 관련 생산 설비를 매각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SDI의 사업 철수로 협력업체들도 후폭풍을 맞았다. 휘닉스소재는 2일 공시를 통해 "10월 1일부터 삼성SDI에 납품거래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회사의 매출 26%를 책임지던 PDP 사업이라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국까지 손을 떼면서 새로운 PDP TV를 내년부터 못 볼 가능성도 커졌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1030만대 규모였던 세계 PDP TV 시장이 올해 540만대, 내년 240만대, 2017년에는 '제로'에 가까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 PDP 패인은…LCD에 기술·가격 경쟁력 완패
PDP TV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었다. 제조원가가 낮아 LCD TV 가격의 절반 수준이었다. 2010년 당시 42인치 PDP TV의 가격은 50만원대였고, 동급 LCD TV 가격은 100만원을 훌쩍 넘겼다.
PDP는 응답 속도가 빨라 끌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끌림 현상은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축구공이 여러 개로 보이는 것이다. 초당 240장 이상의 영상을 보여줘야하는 3D TV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평을 듣기도 헀다.
문제는 전력 소비가 많고, 열이 많이 난다는 것이다. 열을 식히려면 팬을 돌려야 했기 때문에 시끄럽다는 지적도 나왔다. 같은 화면을 계속 띄울 경우 제조시 들어간 불순물이 타 흔적이 남는 '번인(burn-in)' 현상도 나왔다.
일부 회사들이 이런 문제를 개선했지만, LCD 기술 발전을 따라잡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화면이 밝은 LCD를 선호했다.
PDP의 장점이었던 가격 경쟁력도 잃었다. TV 제조사들이 PDP TV보다 LCD TV 마케팅에 주력했고, 핵심 부품인 패널을 공급하는 회사도 더 많았다. 3D 콘텐츠가 외면을 받으면서 3D TV에서도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PDP TV의 종말은 LCD TV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PDP TV 판매가 중단되면 40인치 이상 LCD TV 수요가 느는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전임교원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