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6일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오찬 간담회'에서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40년간 성장을 계승해 국내 제조업을 IT(정보기술)·SW(소프트웨어), 서비스와 융복합을 기반으로 또다시 키운다는 청사진이었다.

특히 IT·SW를 통해 생산 공정과 제품이 과거 전통 제조업과 완전히 다른 첨단 제조업을 키우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IT·SW, 사물인터넷(IoT) 등과 융합해 생산 전(全) 과정을 지능화·최적화한 스마트 공장을 2020년까지 1만 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국형 스마트공장' 모델을 개발해 신흥국에 수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기계와 사람을 인터넷 서비스가 연결

스마트공장은 RFID, 센서, 증강현실 등의 ICT(정보통신기술)가 결합된 공장을 말한다. 1970년대부터 전자기술과 IT를 기반으로 추진돼온 '공장 자동화'보다 더 진화한 것으로, 자재·제품 하나하나가 정보를 담은 RFID 태그를 부착한 채 이동하면서 설비와 자재·제품이 대화를 하는 게 기본 개념이다. 배경한 대한상공회의소 박사는 "각각의 설비가 RFID를 읽고 무슨 자재인지, 어떤 작업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생산 행위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모든 작업은 로봇이 하기 때문에 사람은 품질 검사와 개선 사안에 대한 연구 등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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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지멘스의 암베르크(Amberg) 공장은 세계적으로 스마트공장을 가장 잘 구현한 공장으로 꼽힌다. 독일이 추진하는 '인더스트리 4.0'의 대표 공장으로, 자동화율은 75%에 이른다. 각 기관으로부터 '올해의 공장' '유럽 최고 공장' 등에 뽑혔다. 생산 제품 100만 개 가운데 불량품은 12개에 불과하다.

국내에선 포스코가 각종 제품에 RFID 태그를 적용하는 등 스마트공장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 포스코는 올 1월, 선박 등에 쓰이는 후판(厚板)용 RFID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홍윤표 포스코 팀장은 "지금까진 쌓아놓은 후판을 옮기려면 옆에서 작업자가 수신호나 무전기로 크레인에 알려야 했지만 앞으로는 크레인에 달려 있는 리더기가 바로 RFID를 읽어 자동으로 작업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제품 全 과정 추적… 多품종 대량생산 가능

스마트공장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면서 ICT가 발달한 국가에 적합한 모델이다. 독일이 가장 앞서 있고, 한국도 제조업과 ICT 경쟁력을 바탕으로 추진 중이다. '인더스트리 3.0'으로 불리는 과거 공장 시스템이 유선통신을 기반으로 중앙 집중식으로 운영됐다면, '인더스트리 4.0'은 와이파이 등 무선통신 기반에 각각의 설비와 작업자가 유기적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제품마다 RFID 태그 등이 부착돼 언제 어디서나 추적이 가능하다. 이 덕분에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에서 다품종 대량생산 체제로 변화도 가능해졌다.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은 1000여 개 제품을 연간 1200만 개 생산한다. 배경한 박사는 "다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미국에 있는 업체가 아프리카에 있는 특정 공장에 주문을 내고, 공장들은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경쟁하는 상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형근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모듈 단위로 생산을 하면서 제품이 바뀌거나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수시로 생산 레이아웃을 바꿀 수 있게 된다"며 "고객이 주문한 순간부터 택배 물류까지 모든 과정을 연결하는 기술도 적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