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엠블럼.

"조수석 에어백은 끄세요." "자동차 키에는 열쇠고리 하지 마세요…."

올들어 수천만대의 차량을 리콜한 GM과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터무니없는 대책을 내놓아 빈축을 사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갑작스러운 리콜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수리를 받을 때까지 에어백을 사용하지 말라거나 자동차 키에 있는 열쇠고리에 무거운 것을 매달지 말라는 등을 해법이라고 내놓은 것이다. 추가 사고를 우려해 내놓은 대책이지만 글로벌 메이커에 걸맞지 않은 대책이라 되레 브랜드 이미지만 깎아먹는다는 평가다.

30일 미국 자동차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 등에 따르면 최근 에어백 문제로 대규모 리콜을 결정한 도요타와 혼다, 닛산, 마쓰다 등은 일본 내 고객에게 리콜 대상 자동차의 경우 부품을 교체할 때까지 조수석의 경우 에어백을 사용하지 말고, 가능하면 뒷좌석에 탑승하라고 안내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에어백 사용을 자제하라고 하는 이유는 문제가 있는 에어백이 작동했을 경우 날카로운 쇳조각이 승객에게 날아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에어백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큰 부상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셈이다. 조수석의 경우 유아용 시트를 장착했을 경우를 대비해 에어백 작동을 멈추는 기능이 있다. 게이코 야노 마쓰다 대변인은 "에어백은 시트벨트 기능을 보완하는 장치"라면서 "시트벨트를 제대로 착용하면 일정 정도의 안전은 보장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일본 에어백 제조사인 다카타의 에어백을 사용했다가 최근 리콜을 결정했다. 도요타는 조수석 에어백 문제로 6월에만 일본에서 65만대, 해외에서 162만대 등 총 227만대의 차를 리콜했다. 에어백 팽창장치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뤄진 조치다. 혼다와 닛산, 마쓰다도 같은 이유로 300만대 가까운 차를 리콜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리콜이 완료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꺼번에 수백만대분의 부품을 공급받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리콜을 발표하면 바로 수리를 하러오는 고객의 비율이 매우 높아 일시적으로 부품 수급이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점화 스위치 문제로 리콜된 GM의 쉐보레 코발트.

부품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차선책을 제시하는 것은 일본 자동차 회사들 뿐이 아니다. 올 들어 점화 스위치 문제로 650만대 이상을 리콜한 GM도 리콜을 완료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자, 고객들에게 열쇠고리에서 무거운 것들을 빼라고 권고하고 있다.

GM의 리콜 대상 차량들에서는 점화스위치의 작동 위치를 고정하는 힘이 기준보다 낮아 주행 중 시동이 꺼질 수 있는 문제가 발견됐다. 키를 돌려 시동을 건 다음 주행하는 과정에서 비포장도로 등을 주행할 때 키에 충격이 가해지면 키의 위치가 RUN(On)에서 ACCESSORY(ACC) 또는 OFF(O)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키가 돌아가면 주행 중 시동이 꺼지거나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우선 키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 키가 돌아갈 위험을 줄여보자는 것이 이들의 의도다.

해당업체 한 관계자는 "부품 수급이 안 되는 문제로 리콜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사망사고가 나올 경우 리콜을 게을리했다는 비판까지 받을 우려가 있다"면서 "피해를 줄일 방법을 고객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 도움이 되긴 하지만 해법이란게 소비자 입장에서 터무니없는 방법이라 브랜드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