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위축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임대차 선진화 방안이 오히려 주택시장 회복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6·4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용산구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다만 재건축 아파트 시장은 빠르게 사업이 추진되면서 활기를 띠었다. 기존 주택시장 거래는 잠잠했지만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과 청약도 활발했다. 건설사들은 지난해보다 소폭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고 연초부터 해외 사업에 주력한 덕분에 상반기 해외 수주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 2·26 임대차 선진화 방안…전세금 과세에 주택거래 급 위축
올 초 회복 기미를 보였던 국내 주택 시장은 정부가 지난 2월 26일 임대차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2·26 임대차 선진화 방안에 다주택자의 전월세 임대소득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주택 매매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정부는 월세소득자와 과세 형평을 맞추기 위해서 전세보증금(간주 임대료) 소득에 대해서도 과세한다고 밝혔다. 특히 2주택 보유자도 전세 임대소득 과세 대상에 포함시켰다. 지금까진 3주택 이상 보유자에 한해 전세 임대소득을 과세했다. 업계는 다주택자의 조세 부담이 늘어나면 주택 매매 심리를 위축시킨다며 반발했다.
실제로 2·26 대책 발표 후 주택 거래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1~5월 수도권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3만4853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10.2% 줄었다.
결국 정부는 6월 13일 주택임대소득 과세체계 개선책을 발표하고 임대 소득자에 대한 과세 시기를 2016년에서 2017년으로 1년 늦추겠다고 밝혔다. 또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자에게는 보유주택 수와 상관없이 단일세율의 '분리과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2주택자 임대소득 과세는 그대로 유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 주택시장도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6월 기준으로 수도권 주택 가격이 소비심리 위축 탓에 전월대비 0.05% 하락했다고 밝혔다.
◆ 박원순 시장 재선…용산 개발 재추진도 무산
용산구는 올 6월 4일 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곳이다. 박원순 시장(새정치민주엽합) 당선인과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가 용산구를 두고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정 후보는 선거과정에서 철도기지창 부지와 서부이촌동을 통합해 3~4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로 인해 용산 동부이촌동 일대 부동산이 들썩이기도 했다. 그러나 박 시장이 재선되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사실상 무산됐다.
박 시장은 선거과정에서 "용산 개발 재추진은 논쟁거리도 아니다. 진행 중인 소송이 끝난 뒤 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별도 개발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정 후보와는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부동산114의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매머드급 개발은 이미 물 건너간 셈"이라며 "앞으로 서울시가 용산구를 어떻게 분리 개발하게 될지, 진행 중인 코레일 소송은 어떻게 풀릴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기대감…강남 재건축 가속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의 유예 기간 종료를 앞두고 올 상반기 수도권 주요 재건축 사업장이 들썩였다. 초과이익 환수제는 재건축 후 정상 주택가격 상승분을 넘어서는 초과이익을 거둬들이는 제도로 2006년 5월 도입됐다.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0~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정부는 주택시장이 위축되자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는 재건축 사업장에 대해선 이 부담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국토부가 연내 초과이익 환수제를 아예 폐지하겠다고 지난2월 발표하면서 재건축 부담금 폐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초과이익 환수제가 폐지되면 2013년 말 기준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전국 563개 단지 중 최대 348곳이 부담금을 면제받을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중 서울은 85곳이고 강남3구에서만 21곳이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1~4단지와 시영아파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1~14차, 강동구 상일동 고덕 주공 2~7단지, 강동구 둔촌동 주공1~4단지, 서초구 잠원동 한신 5·6차, 잠원동 우성2차,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1·2차 등 모두 각 관할 구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주요 사업지다.
◆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38조원 역대 최대치
국내 건설사들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해외건설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과 중남미 수주액이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누주 수주액 은 375억달러(약38조250억원)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증가했다.
중동지역에서 지난해 대비 131% 증가한 247억4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상반기 전체 수주액의 66%에 해당한다. 중남미 지역은 칠레와 베네수엘라 지역을 중심으로 수주가 급증해 54억9000만달러(15%)을 기록했다. 아시아 지역은 부진했다. 아시아 수주액은 전체 17%인 62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보다 51% 감소했다.
건설사들은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업계 1∙2위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지난해에 이어 호조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은 1분기 흑자전환했다. GS건설은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 분양시장 활발…청약 경쟁률도 높아져
신규 분양시장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분양물량은 전국 14만1584가구로 지난해 상반기(10만1914가구) 대비 약 39% 증가했다. 이 중 수도권은 6만278가구로 2013년 상반기(4만703가구)에 비해 2만가구 이상 늘었다.
상반기 전국에서 분양을 시작한 아파트 5곳 중 2곳 이상은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2009년 이후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5월 청약 접수를 실시한 전국 아파트 중 1순위에서 청약 마감한 단지의 비중은 42.3%로 집계됐다. 1순위 마감 비중은 2009년 47.4%로 정점을 찍은 이래 20~30%대를 머물다가 올해 들어 다시 40%선을 뛰어넘었다. 수도권보다 지방의 주택 시장 호조로 청약 실적이 좋았다. 2008년 2.4%에 그쳤던 지방광역시 아파트의 1순위 마감 비중은 지난해 46.1%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들어 82.9%로 증가했다.
분양시장에 화색이 돌면서 평균 청약 경쟁률도 높아졌다. 지난 3월 전국 아파트 1~3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5.40대 1에서 4월에는 6.05대 1로 높아졌다. 5월에는 3.32대 1로 낮아졌다가 6월초 다시 3.73대로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