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이나 석유보다 훨씬 친(親)환경적인 가스(gas)가 이제 최고의 에너지원(源)입니다."
로열더치셸(DS·약칭해 이하 셸)그룹의 벤 밴뷰어든(Van Beurden ·56) 회장은 이달 23일 본지 인터뷰에서 "천연가스 화력발전은 석탄 발전보다 40% 정도 에너지 효율성이 높으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은 50~70% 정도 적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합작회사인 셸은 미국 엑손모빌,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움(BP)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大) 에너지 기업이다. 전 세계에 9만20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는데, LNG(액화천연가스) 분야에서는 세계 1위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 4512억달러에 순이익 165억달러를 냈다.
밴뷰어든 회장은 "세계 인구 증가로 에너지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다"며 "지금부터 46년 후인 2060년의 에너지 수요는 현재 수준의 배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에너지 수급 구조에서 친환경적이고 고효율인 가스 수요가 특히 급증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가스전과 도시나 공장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요.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수송은 비용 문제 등 때문에 더 이상 실용적이지 못합니다."
셸이 세계 최대 규모의 FLNG(부유식 액화 천연가스선박)를 삼성중공업에 2011년에 발주한 것은 이런 난점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다. FLNG는 심해(深海) 수역에 있는 가스전을 찾아다니며 가스를 채굴하는 특수 선박이다.
밴뷰어든 회장은 "육상에 있는 LNG 공장을 500m 길이의 선박에 옮겨 놓는 것과 사실상 똑같다"며 "이 선박이 현장에 투입되면 심해 가스전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섭씨 영하 160도 온도에서 직접 액화 처리해 세계 각지로 가스를 공급하게 된다"고 말했다.
"천연가스 화력발전소의 운영 효율성은 석탄 화력발전소보다 훨씬 높아요. 생산 단계부터 전력 생산을 위한 사용 단계까지 천연가스의 온실가스 배출은 석탄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그는 "FLNG는 태풍이나 파도 등 기상 악화를 견뎌야 하므로 엄청난 고급 기술이 필요한 설비"라며 "거대한 첨단 냉동고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셸이 삼성중공업을 통해 시도하는 'FLNG 프로젝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FLNG 한 척 건조비만 30억달러(약 3조원) 정도로 알려졌다.
밴뷰어든 회장은 "경제적 측면에서 더 많은 해상 가스전 개발을 실현하려면 FLNG와 같은 새롭고 차별화된 접근이 긴요하고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셸 그룹 역사상 첫 FLNG를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이유와 관련, "삼성을 포함한 한국 조선(造船) 기업들의 전반적인 기술력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며 "FLNG 건조에 필수적인 한국 내 부품 공급망도 아주 훌륭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출신인 밴 뷰어든 회장은 1983년 셸에 입사해 말레이시아, 멕시코, 미국지사 등에서 일했고 올 1월 셸그룹 회장직을 맡았다. 그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