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금 전용 계좌를 불러 드릴 테니 편할 때 입금해주세요."
회사원 박호현씨는 현금서비스를 받아 쓴 돈을 미리 상환하려고 신한카드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가 이런 안내를 들었다. 콜센터 직원이 그동안 '가상 계좌'라고 부르던 결제 대금 입금용 계좌를 '입금 전용 계좌'라고 바꿔 말한 것이다. 박씨는 "가상 계좌가 무슨 뜻인지는 어림짐작만 해왔지만 입금 전용 계좌라고 하니 뜻이 확실히 이해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카드가 어렵고 딱딱한 금융 용어를 쉽게 바꿔 쓰는 금융 용어 개선 캠페인을 25일 시작했다. 신한카드 전략기획팀 정병덕 차장은 "금융 용어가 카드사 중심이거나 지나치게 어렵다는 지적이 많아 올해 초 사원들을 대상으로 바꿔야 할 용어와 대안을 공모했다"며 "100여개 접수된 것 중 20개를 1차로 선정해 콜센터 응대, 상품 안내 브로슈어 등에서 바꿔 쓰도록 했다"고 말했다.
개선 대상 용어 20개는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지나치게 난해해 무슨 뜻인지 고객이 알 수 없다고 지적된 경우가 절반이었다. 예를 들어 'CVC 번호' '청구 할인' 등이다. 이 단어들은 각각 '카드 고유확인번호' '결제일 할인'으로 교체된다.
'전월 실적'처럼 카드사 관점에서 만들어진 단어도 교체 대상에 들었다. 신한카드는 '전월 실적'은 '전월 이용 금액', '장기 휴면 계좌'는 '장기 미사용 계좌', '내사'는 '고객 방문'으로 바꾼다. 고객을 일컫는 단어 중에 존중과 배려가 부족한 듯 들리는 용어도 바꾸기로 했다. '고객 탈취'는 '타사 고객 유치', '불량 고객'은 '특별 케어 고객'으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