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 엘린 스티오나(33)씨는 한 달에 5번 이케아 엘름훌트 매장을 찾는다. 스티오나씨 가족은 별장을 짓고 있다. 그는 지난 9일(현지시각) 이케아 매장에서 주방 타일 색과 어울리는 렌지 후드를 고르고 있다. 스티오나씨는 "혼수 가구 절반 이상을 이케아에서 장만했다"고 말했다.
간호원 안나 이에크(64)씨는 같은 날 엘름훌트 매장에서 아들 침대를 고르고 있다. 아들은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한뒤 독립한다. 이에크씨는 말뫼에서 산다. 엘름훌트 매장까지 차로 두시간 거리다. 그는 "박물관 대신 이케아 매장에 온다"며 "물건이 다양하고 스스로 조립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대학생 빅토르 레브그렌(25)씨와 아만다 칸손(24)씨도 백훼에서 1시간 가량 운전해 이케아 매장을 찾았다. 그들은 1년에 한 두번 이케아 매장을 방문한다. 레브그렌씨는 "가구와 소품을 한 번에 볼 수 있어 좋다"며 "모든 물건을 이케아에서 사는 것은 아니지만 이케아 쇼룸을 보고 영감을 많이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케아 제품과 벼룩시장 등에서 산 인테리어 제품을 조합해 개성있게 집을 꾸미기를 좋아한다.

스웨덴 가정 대부분은 이케아 제품을 갖고 있다. 쓰레기통부터 침대까지 이케아 제품이 스웨덴 가정마다 자리한다. 스웨덴인에게 이케아는 그만큼 친근하다. 비단 스웨덴인 뿐만 아니다.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미국, 중국, 일본 등 이케아 매장은 전 세계 345개(지난해말 기준)에 이른다. 2010년 316개에서 지난 3년간 30여개 늘었다. 한해 약 7억7500만명이 전 세계 이케아 매장을 찾는다. 한국에서도 올해 광명점을 연다. 2020년까지 매장 5개를 낼 계획이다.


전 세계 소비자가 이케아에 열광하는 이유는 '가격'이다. 이케아 제품이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가격은 낮아진다. 책장 '빌리'는 이케아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가구다. 1978년 출시된 이래 3200만개 이상 팔렸다. 판매량이 늘수록 가격은 떨어졌다.
이바르 장식장은 1974년 뮌헨 이케아 매장에서 82유로에 판매됐다. 이 제품의 가격은 2004년 69유로50센트로 떨어졌다. 30년이 지났는데 가격이 오히려 15% 가량 내렸다. 30년간 물가상승율을 감안하면 가격 인하폭은 엄청나다.

이케아는 저가전략에 기초해 제품을 기획한다. 새 제품을 만들기 전에 가격표부터 디자인한다. 사라 페이저 이케아 스웨덴 인하우스 디자이너는 "디자인하기 전에 가격표부터 받는다. 작업 내내 가격 얘기를 지겹도록 듣는다"고 말했다.

이케아는 원가절감과 품질향상을 위해 온갖 방안을 동원한다. 우선 가구를 가능한 작고 납작하게 포장하는 '플랫팩 시스템(Flat pack)'을 채택해 원가를 많이 절감했다. 압축 포장할수록 부피가 작아지므로 운송량을 줄일 수 있다. 플랫팩 시스템 덕에 이케아는 운송량을 6분의 1로 줄일 수 있었다.
이케아는 중국(22%), 폴란드(18%), 이탈리아(8%), 스웨덴(6%), 독일(4%) 등에서 원자재를 납품받는다. 납품업체와 긴밀히 협력해 원가절감과 품질향상을 꾀한다. 이케아는 슈퍼마켓 쇼핑카트 제작업체에게 철제 다리가 달린 탁자를 제작 의뢰한다. 철제 서랍장은 옛 소련군 캐비닛 납품업체에게 제작을 맡겼다. 금속 빨래 바구니는 통조림 제조사에 의뢰했다.
공장자동화율은 85%까지 끌어올렸다. 10년 전엔 40%에 불과했다. 이 덕분에 인건비를 크게 줄였다. 스웨덴 인건비는 터키의 4~5배에 이른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통원목보다 중밀도섬유판(MDF)을 구입하지만 품질이 높은 제품을 쓴다. 닐스 박달 스웨드우드 생산관리 담당자는 "MDF는 비싸도 좋은 제품을 써야하므로 독일업체에 맡긴다. MDF 품질이 나쁘면 완성품에 불량이 발생하므로 MDF만큼은 세심하게 고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