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이철호씨는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자동차 보험 때문에 요즘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고 있다. 보험료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다이렉트 보험(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이나 전화로 가입하는 보험)으로 갈아타기로 결심했지만 보험사가 제시하는 서비스와 특약이 워낙 제각각이어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차 보험은 무엇일까.
본지 금융팀과 금융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이 11개 회사의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을 꼼꼼하게 해부했다. 별점은 0~20점으로 매겼다.
◇동부화재 다이렉트 "합리적 할인, 실용적 서비스"
평균 18점을 받아 1등에 오른 동부화재 다이렉트 보험은 보험 가입자에게 가장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할인 혜택을 많이 제공했다. 요란한 부가 서비스나 특약 대신 자동차 보험료를 합리적으로 깎아주고 급할 때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손해보험협회의 자동차 보험 비교 공시를 통해 20대·40대·60대의 보험료를 분석한 결과 동부화재는 특정 집단에 압도적으로 저렴한 보험료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보험료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았다. 11개 보험사 중에 유일하게 한 해에 긴급 출동 서비스를 6번 제공하고 3년 무사고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할인이 8%로 가장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단 블랙박스를 단 차량에 대한 할인율은 3%로 낮은 편이었다.
1위에 0.1점 뒤져 2위에 오른 삼성화재 다이렉트 보험은 1300개가 넘는 촘촘한 긴급 출동 서비스망을 갖추는 등 보상 서비스가 좋다는 평을 받았다. 보통 세 개 등급으로 나누는 주행거리 할인(주행거리가 적을수록 깎아주는 것)을 두 개 등급으로 단순화해 제공하는데 4000~1만㎞ 구간의 할인율이 6%로 가장 높았다.
다이렉트 전용 보험사 중에 가장 높은 3위에 오른 더케이손보(에듀카·17.6점)는 블랙박스 할인율(5%)과 주행거리 할인 폭(최대 11.9%)이 비교적 컸다. 주차하면서 번호를 남겨둘 경우를 대비해 휴대폰 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모든 가입자에게 대체 번호를 제공한다는 점도 쏠쏠한 혜택으로 꼽혔다. 보험사가 만들어주는 일종의 가상 번호로 전화를 하면 자동으로 미리 설정한 휴대폰으로 연결되는 서비스다.
◇악사 "주행거리 할인율 최저, 보험료도 높은 편"
4위인 한화손보 다이렉트 보험은 기독교인을 겨냥해 수요일과 주말에 보상 한도를 높여주는 '크리스천 플랜' 등 독특한 특약이 많고 블랙박스·주행거리 등의 할인 폭도 괜찮다는 평이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험료가 비싼 편이어서 4위로 밀렸다. 5위인 LIG 손보는 NFC(근거리 무선 통신)를 사용한 위치 정보 자동 전송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주행거리 2000㎞ 이하 운전자에 대한 할인 폭이 비교적 컸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의 실질적인 혜택을 받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에 대해선 평가단의 의견이 엇갈렸다.
2001년 우리나라에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을 처음으로 선보였던 악사(AXA)다이렉트(2001년 당시 회사 이름은 '교보 자동차보험')는 13.7점을 받아 꼴찌를 기록했다. 전문가 네 명 중 세 명이 최저점을 줬는데 할인이나 서비스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평가였다.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 보험료가 가장 비싼 편이라는 점이 점수를 많이 깎아 먹었다. 악사 다이렉트 보험은 주행거리 할인율(최대 9%)도 11개 보험사 중에 가장 낮았다.
[내 나이에 맞는 자동차 보험 뭐가 있나]
24세 남성, 삼성화재 보험료 가장 싸… SUV 모는 40대 부부는 MG손보 유리
손해보험협회가 제공하는 자동차 보험료 비교 시스템을 활용하면 내 조건에서 어느 보험사가 가장 보험료가 저렴한지 가늠해볼 수 있다. 11개 회사의 보험료를 조회해본 결과 운전자 연령과 차종별로 보험료 차이가 많이 났다.
예를 들어 처음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는 24세 남성에게는 삼성화재의 보험료가 가장 쌌다. 삼성화재의 보험료는 연 104만8470원으로 보험료가 가장 비싼 하이카다이렉트(151만2040원)보다 3분의 1가량 저렴했다. SUV(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를 모는 40대 부부의 경우, MG손해보험이 가장 쌌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타깃으로 삼는 층이 달라 조건에 따라 저렴한 보험료를 제시하는 회사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험 만기가 30일 미만으로 남은 가입자는 손해보험협회 공시실(kpub.knia.or.kr)에서 공인인증서로 본인 인증을 하고 모든 보험사의 정확한 예상 보험료를 뽑아볼 수 있다.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전문가 4인과 조선일보 금융팀… 20점 만점으로 순위 매겨
재테크 상품 전문가 평가에는 조선일보 금융팀과 한국투자자보호재단 강지영 연구원, 재테크 카페 '텐인텐' 운영자 박범영씨, 삼정회계법인 금융사업본부 어경석 이사,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국장(가나다순)이 참여했습니다. 손해보험협회의 보험료 비교 공시 자료를 토대로, 보험료 수준 등 가격 요소를 50%, 각종 할인 등 비(非)가격 요소를 50% 정도씩 감안해 0~20점으로 총점을 매겨 순위를 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