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 누워 있던 이건희 삼성 회장이 홈런타자 이승엽의 홈런에 눈을 떴다.

2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날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 넥센의 경기에서 3회 이승엽의 3점 장외홈런이 터지자 이건희 회장이 두 눈을 크게 떴다. 이승엽 선수가 홈런을 치자 이를 중계하던 아나운서가 크게 고함을 쳤고, 이에 이 회장이 번쩍 눈을 뜬 것.

삼성 관계자는 “아직 이건희 회장의 의식이 돌아온건지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어쨌든 이날 이건희 회장의 뜻밖의 반응에 가족들이 모두 기뻐했다”고 말했다.

이에 장남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야구단 측에 “선수들이 너무 잘해 감사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는 선수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류중일 감독과 이승엽 선수 등 야구단 관계자들은 모처럼 크게 웃었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은 23안타를 폭발하며 넥센을 상대로 화끈한 승리를 이끌어 냈다. 이승엽은 3회 2사 주자 2, 3루 볼 카운트 투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직구를 공략, 125미터 우월 장외 홈런을 쳐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0일 밤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순천향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후, 삼성병원에 입원했다. 한동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20일 일반 VIP병실로 옮겨졌다. 일반 병실로 이동하긴 했지만 아직 중환자실에 준하는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