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군부 쿠데타 발생 등 정정불안이 심화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주가 유력했던 총 사업비 12조원 규모의 태국 종합물관리사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23일 수자원공사(수공)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태국 종합물관리사업 관련 공청회 등은 총리 실각, 계엄령 선포에 이은 쿠데타로 이어져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

수공은 지난해 6월 태국 차오프라야강 유역 방수로와 저류지 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해당 공사 규모는 6조1000억원이다. 최종 계약 시점은 지난해 9월이었으나 해당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반발로 계약이 미뤄졌다. 해당 사업은 2011년 태국 대홍수 발생 후 추진된 사업이다.

태국 군인이 시위대 캠프 근처를 지키고 서있는 모습.

당시 주민 반발은 환경영향평가 등의 사업절차가 제대로 거쳐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 결국 태국 중앙행정법원은 해당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및 공청회를 실시하라고 판결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실각 전, 태국 정부는 36개 주 주민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진행했다. 1월 반정부 시위로 3개 주를 남겨두고 중단됐다.

특히 이번 군부 쿠데타로 사업 진행 여부는 더 불투명해졌다. 총리 실각 때 까지만해도 수공은 7월 선거 등으로 안정이 찾아올 것이라 예상했지만 쿠데타로 계약 대상자가 사라졌다.

수공 관계자는 "최종 계약을 해줘야 할 대상자가 사라져서 태국 정부가 안정기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며 "사업 취소에 대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선 협상 자격이 유지되고 있고 인력 철수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총 4곳이다. 중국과 태국 기업의 컨소시엄, 태국계 기업, 스위스계 태국기업 등이다. 물관리 사업에 대한 입찰 보증서는 기존 지난 4월까지가 만기였으나 현재 10월까지로 연장된 상태다. 수공 관계자는 "중국과 스위스 측에서도 취소되진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국민 안전과 연결된 사업이기 때문에 계약이 길어지더라도 쉽게 무산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자원공사도 계약이 체결을 못하고 시간을 끌면 좋을 것이 없다. 현지에서 사무실이나 인력 운영 기간이 늘어나면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도 태국 정세 안정까지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 국토부 해외건설지원과 관계자는 "현지 인력에 대한 안전 문제 외에는 따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정세가 안정된 이후 해당 사업에 대한 지원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공, 국토부, 외교부 등 각 부처는 공조를 통해 현지 인력에 대한 지침을 내렸다. 시위가 일어나는 곳에는 가지 않게 하고 안전을 우선으로 거주지에 머무르게 했다.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수공 현지 인력은 태국에 7명이 머무르고 있다.

해당 사업에는 국내 건설사 4곳이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000720), 대림산업, GS건설(006360), 삼환기업등이다. 계약이 무산되면 일부 손해를 볼 수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정부에서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기업 자체적으로 인력을 철수하거나 하진 않고 있고 이에 대한 특별한 지침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