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랜달 어도비 시스템즈 수석전략가 겸 크리에이티브 부문 부사장은 회사 내 혁신을 강화하기 위해 빨간박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어도비는 지난해 의문의 ‘빨간박스(Red Box)’를 직원 60여명에게 나눠줬다. 상자 안에는 설탕과 카페인, 그리고 1000달러치 선불카드가 들어있었다.

마크 랜달 어도비 시스템즈 수석전략가 겸 크리에이티브 부문 부사장은 ‘만약 회사가 직원들이 던지는 모든 제품 아이디어를 자세히 들여다 보지도 않고 무조건 지원해 준다면 어떨까?’라는 질문과 함께 빨간박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랜달 부사장은 22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혁신이 근본적인 이념이라고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번의 실천이 중요하다”며 “조직 내에서 혁신을 강화하기 위해 빨간박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랜달 부사장은 어도비 직원의 94%가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업무와 재정적 한계, 권한 부족 등의 이유로 실천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빨간박스는 혁신가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하나의 박스에 취합한다”며 “혁신가의 영양소인 설탕과 카페인, 자금, 그리고 6단계의 지침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6단계는 아이디어 생성, 선택, 개선, 검증, 반복, 발표로 구성된 제품·서비스 개발 과정으로, 6번째 단계까지 달성한 아이디어는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는 ‘블루박스(Blue box)’로 넘어간다.

어도비의 '빨간박스' 안에는 혁신가의 영양소인 설탕과 카페인, 1000달러, 그리고 6단계의 지침이 들어있다.

시간과 돈, 과정 등 혁신의 장애물로 여겨지는 요소를 없애고 보충하자 놀라운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랜달 부사장은 “지금까지 빨간박스를 통해 100여개의 아이디어가 나왔고 이 중 20개가 블루박스로 넘어갔다”며 “실패한 혁신가부터 양성해 실패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랜달 부사장은 어도비에서 근무하기 전에 3개의 벤처기업을 창업한 기업가이다. 가장 최근에 만든 기업 ‘시리어스 매직(Serious Magic)’은 2006년 어도비에 인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