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건강 악화 소식에 삼성그룹주 펀드들의 자금 유입 판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그룹주 펀드에서는 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추세였지만, 그 중에서도 지수가 상승하면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삼성그룹주 인덱스 펀드로는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이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 삼성SDS 연내 상장 추진 등 지배구조 전환 작업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최근 이건희 회장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삼성SDS가 연내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발표 이후 16일까지 삼성그룹주 펀드로 분류된 30개의 펀드 상품에서 총 85억원 가량이 빠져나갔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수술을 받은 후 건강이 크게 악화됐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졌던 지난 16일에는 하루 동안 30개의 펀드 중에서 총 78억원이 빠져나갔다.

개별 펀드 별로 살펴보면 1주일 동안 30개 펀드 중 13개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됐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모)'에서 33억원, '삼성당신을위한삼성그룹밸류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에서 20억원, '한국투자삼성그룹증권투자신탁 1(주식)(모)'에서 10억원이 빠져나갔고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대신삼성그룹레버리지1.5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운용)'에서도 1억원 미만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펀드 들의 특징은 삼성전자 한 종목에 대한 투자 비율이 극히 높고 나머지 삼성 계열사에 투자하는 비중과 차이가 컸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자금이 유입된 삼성그룹주 펀드도 있었다. 30개 펀드 중 9개 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됐다. 그 중 가장 많은 돈이 들어온 펀드는 인덱스주식펀드인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로 1주일동안 약 34억원이 유입됐다. 이 펀드는 삼성전자를 주식내 종목 비중 24% 이상을 담고 있으며, 삼성중공업(13%), 제일모직(10%), 삼성물산(10%), 삼성생명(8%) 등에 골고루 투자하고 있었다. 이외에 '삼성KODEX삼성그룹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로도 12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펀드도 삼성전자 22%, 삼성생명 12%, 삼성물산 10%, 삼성화재 10%, 삼성중공업 7% 씩을 담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최근 이건희 회장의 건강악화 소식이 더해지면서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감안했을 때 지금은 삼성계열사의 성장동력이나 기초체력을 보고 매수하기보다 지배구조 개편이 빨라지며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큰 종목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6일 삼성전자는 올 들어 최고가인 142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 중 삼성전자를 11만6802주(1653억7136만원) 가량 순매수한 덕이 컸다. 외국인은 이 외에도 같은 날 삼성생명 20만1463주(204억2979만원)를 순매수했으며, 삼성화재(3만144주, 79억3159만원), 호텔신라(4만5487주, 40억588만원), 제일모직(5만5043주, 36억4155만원) 등도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