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이달 20일 동시 영업 재개를 앞두고 일전불사(一戰不辭)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과도한 휴대폰 보조금을 뿌렸다가 지난 3월부터 2개 회사씩 순차적으로 45일씩 영업정지 징계를 받고 있다. 현재는 KT가 단독 영업을 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19일, SK텔레콤은 20일부터 영업을 재개한다.
통신사들은 일선 대리점에 가입자 유치에 따른 대대적인 보상책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5일 통신 3사 관계자들을 불러 보조금 과다 지급 등 과열 경쟁을 자제하도록 당부했다.
◇점유율 50% 사수 나선 SK텔레콤
통신 3사 중 가장 마음이 급한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3월 단독 영업 기간에 14만4027명의 번호 이동(통신사를 옮기는 것)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그쳤다. LG유플러스(18만6981명)와 KT(23만여명·추정)의 단독 영업 실적에 한참 못 미친다. 이는 그 숫자만큼 경쟁사에 고객을 빼앗겼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10년 넘게 지켜온 시장점유율 50%가 앞으로 2~3일 안에 일시적으로 깨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월말까지 점유율을 50%까지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영업 재개와 함께 총력전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SK텔레콤은 15일 "영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며 영업 전략을 발표했다. 3300개 대리점의 영업 현황을 빅데이터 기법으로 분석해 매장별 맞춤형 영업 전략을 만들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기존 가입자를 지키기 위한 신규 요금제와 멤버십 혜택 강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규 고객을 대거 확보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는 스마트폰 가격 인하다. 예를 들어 자사 전용 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4액티브의 경우 출고가를 현재 89만9800원에서 60만원 중·후반대까지 떨어뜨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갤럭시S4와 갤럭시S4 LTE-A, LG전자의 G2, G프로 등의 출고가도 평균 20만원가량 낮추는 방안을 제조사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출고가 인하는 신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제조사와 인하 규모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KT·LG유플러스도 가격 인하 추진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삼성·LG·팬택 등과 휴대전화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거의 동일한 제품을 한쪽에서만 싸게 팔 경우 고객이 확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17일까지 단독 영업을 통해 23만여명의 번호 이동 고객을 확보할 전망이다. 3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이지만 여기에도 고민이 있다. 주로 중·저가 스마트폰이나 구형 휴대폰 가격을 대폭 낮춰 팔면서 재미를 봤는데, 이렇게 끌어온 고객은 40·50대 이상이 많다. 동영상을 즐겨보고 장시간 게임을 하면서 통신비를 많이 내는 20·30대는 상대적으로 구형폰과 중저가폰에 관심이 적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KT는 통신비를 적게 내는 사람을 데려온 대신 경쟁사들이 영업을 재개하면 '우량 고객'을 빼앗기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KT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우수 고객이 신형 스마트폰으로 변경할 때 보조금 지원을 늘리고 멤버십 포인트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등 '집토끼' 사수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4월 단독 영업 기간에 하루 평균 8000명 넘는 가입자를 유치하며 점유율이 20%에 근접했다가 영업정지에 들어가면서 가입자가 줄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빼앗긴 가입자를 되찾기 위해 전용 폰인 LG전자 GX(현재 63만8000원)를 50만원 정도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정부는 휴대전화 보조금을 과다하게 지급하면 30일 이내에 '긴급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단말기유통법) 시행령 제정안'을 16일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 법은 10월1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