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최근 출시한 '베가아이언2'(이하 아이언2)는 작년 4월에 출시된 '베가아이언'의 후속작이다. 하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 아이언2를 찬찬히 손에 쥐고 들여다보면 애플의 아이폰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스마트폰의 금속 테두리를 곱게 깎아낸 기법이나 전면의 브랜드 로고(VEGA)까지 지워버렸을 만큼 절제된 디자인 때문이다. 박창진 마케팅본부장(부사장)은 "디자인과 심미적(審美的) 가치를 아는 소비자가 선택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30단계 공정 거친 금속 테두리

스마트폰의 성능은 이제 평준화 단계에 이르렀다. CPU(중앙처리장치)와 카메라 화소 등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것을 선택하든 큰 차이를 체감하긴 어렵다. 대신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사용 편의성, 디자인, 헬스케어와 같은 부가 기능에 주력하고 있다.

아이언2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읽고 반영했다'는 느낌을 준다. 제품을 얼핏 보면 대화면을 장착한 '아이폰5' 같다. 팬택은 다이아몬드 절삭 기법으로 스마트폰 금속 테두리 네 면(面)을 고르게 깎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팬택 관계자는 "플라스틱 케이스의 공정은 4~5단계면 충분하지만 아이언2는 30단계로 메탈 테두리 하나를 만드는 데 26일이 걸린다"고 했다. 금속 테두리에 검정과 빨강 등 두 가지 색깔을 동시에 적용한 디자인도 있는데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왼쪽 하단 모서리에 자리 잡은 '커브드(curved) 스피커'는 유난히 눈에 띄는 부분이다. 보통 스피커는 제품 뒷면이나 하단에 있다. 아이언2는 특이하게 모서리 부분에 스피커가 길게 걸쳐 있다. "조형미뿐 아니라 어떻게 놓아도 또렷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능적 요소를 고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이언2는 한 손에 쏙 들어온다는 느낌을 준다. 5.3인치 화면도 쨍하다는 느낌이 들 만큼 또렷하다. 아이언2 화면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주로 적용돼 온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작년 5월 530억원을 투자해 팬택의 3대 주주로 올라선 만큼 과거보다 협력이 강화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용자 의도 읽는 기술

스마트폰을 고를 때 소비자들이 반드시 따지는 요소는 '배터리'다. 스마트폰이 전화, 게임, 채팅 등 다양한 용도로 쓰는 '멀티기기'가 된 만큼 배터리 소모가 빠르기 때문이다. 아이언2의 뒤 커버를 열자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넓적한 모양의 배터리가 보였다. 국내 최대 용량인 3220mAh의 탈착식 배터리다. 완전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110분. 팬택 관계자는 "다양한 절전 기술을 적용했고, 전류와 전압을 동시에 올려 충전하는 고속 충전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인상적인 것은 사용자의 동작을 통해 의도(意圖)를 파악하는 '라이브 업(live up)' 기능이다. 바닥에 내려놓은 스마트폰을 살짝 들기만 해도 자동으로 시간과 각종 알림 화면을 띄운다. 주머니에서 꺼낼 때도 마찬가지다. 이용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디자인홈'과 '위젯 디자인' 기능은 활용도가 별로 높지 않을 것 같다. 다양한 '론처(launcher)'를 통해 화면을 꾸미는 추세가 두드러지기 때문.

이용도가 높지 않은 지문 인식 기능은 별도의 케이스로 빼냈다. 지문 인식 센서가 탑재된 '시크릿 케이스'를 장착하면 별도의 보안 모드를 이용할 수 있고, 원치 않으면 케이스를 빼면 된다.

팬택은 아이언2를 '모든 역량을 총집결한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출고가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78만3200원으로 책정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5보다 8만원가량 낮은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