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미국 보잉사가 만든 B737기종을 새 전용기로 도입했다.

삼성그룹이 새 전용기를 도입했다. 12일 국토교통부와 국제 항공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전용기를 운영하는 삼성테크윈은 미국 보잉사로부터 새 비즈니스 제트기인 ‘B737-7EG(사진)’를 인수해 이달 5일 오전 국내로 들여왔다.

국토부는 이달 2일자로 삼성의 새 전용기에 정식 등록번호를 부여했다. 새 전용기 편명(등록기호)은 당초 미국 연방항공청이 부여한 N705JM이었으나 국내 등록과정에서 HL8270으로 정해졌다.

이번에 도입한 기종은 미국의 보잉사에서 만든 B737-700기종을 개조한 것이다. 첫 비행은 2012년 7월 24일 이뤄졌고 기령은 2년이 됐다. 새 전용기의 탑승인원은 15명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타고 다니던 옛 전용기보다 좌석수가 3개 적다. 의료장비를 추가하고 휴식공간을 더 늘린 데 따른 것이다.

새 전용기는 연료통이 7개에 이르며 인천과 미국 동부를 ‘논스톱’ 운행할 수 있다. 2012년에는 미국 오클랜드에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까지 1만479㎞를 13시간 7분 54초에 주파해 논스톱 세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뉴질랜드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항공기 가격은 약 855억원이고, 인테리어 비용이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테크윈은 2012년 8월 보잉으로부터 이 항공기를 인수한 뒤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로 보내 고급 인테리어 공사를 했다. 하지만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업체와 하청 회사간에 분쟁이 생겨 인수가 1년 넘게 미뤄졌다. 하지만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크라이스트처치 공항 일대에서 수차례 시험비행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곧 국내로 들어올 것으로 점쳐졌다.

이 회장의 기존 전용기는 미국의 보잉사가 제작한 18석 규모의 B737-700(HL7759)였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만 이 전용기를 8차례 타고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2008년 처음 도입된 뒤 김포공항에 정치장(주기장)이 있었지만 최근 인천국제공항으로 정치장을 옮겼다.

삼성테크윈은 이번에는 새 전용기의 정치장을 김포공항으로 지정했다. 최고경영진이 좀더 빠르고 편리하게 전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보잉사는 2012년 삼성그룹의 새 전용기를 인도하면서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인도후 곧바로 뉴질랜드에서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가 실제 모습은 이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새 전용기 도입은 삼성의 글로벌 경영 속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빠른 교통수단을 확보해야 한다는 결정에 따른 것이다.

삼성은 이로써 한국과 미국을 연료보급 없이 논스톱으로 건널 수 있는 항공기를 3대를 보유하게 됐다. 앞서 삼성테크윈은 2011년에는 밤바르디아 글로벌 익스프레스(BD-700)를 도입했다. 이 항공기 역시 12명을 태우고 뉴욕과 도쿄 사이를 연료 보급 없이 날아갈 수 있다. 또 올해로 11년된 유로콥터사의 EC155 2대와 아구스타 웨스트랜드 AW139 2대 등 헬기 4대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병원은 2006년 유로콥터사로부터 환자와 혈액 운송용 응급헬기 EC155를 도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