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달에 3조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주택 거래가 많아졌고 일부 은행이 대출을 늘리려고 노력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4년 4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483조4000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2조8000억원 증가했다. 작년 12월말 기록했던 종전 사상최대치(480조4000억원)를 경신하며 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은행 가계대출은 작년 12월까지 7개월 연속 '사상 최대'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가 올해 1월에 2조6000억원 감소했다. 이후 2월 1조9000억원, 3월 9000억원 늘어났었다.

한은은 주택거래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은행들의 대출확대 노력이 가세하면서 증가 규모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주택금융공사에 넘긴 모기지론양도를 포함하면 은행 가계대출은 2조원 늘어난 525조1000억원이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은 3월 5000억원 감소에서 4월 5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3월에 있었던 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 등 특이요인이 사라진 영향이다.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폭은 같은 기간 1조7000억원에서 9조6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대기업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분이 다시 대출된 가운데 일부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단기운전자금 수요 증대 등이 가세하면서 5조9000억원 늘었다. 전월에는 1조5000억원 감소했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부가세 납부수요, 은행의 완화적 대출태도 등으로 증가폭이 3조3000억원에서 3조7000억원으로 커졌다.

은행 수신 감소폭은 전월의 7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더 커졌다. 수시입출식예금이 부가세 납부 수요, 지방자치단체 재정집행자금 인출 등으로 4조6000억원 줄었고 정기예금은 전월 3조1000억원 증가에서 1조2000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기업의 자금인출 등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전월 5조6000억원 감소한 데 이어 또 3조1000억원 줄었다. MMF는 3조3000억원, 주식형펀드는 2조원 감소했다. 채권형펀드는 연기금 등 기관자금 유입으로 2조원 증가했다.

한은은 4월중 통화량(M2) 증가율을 전월(5.5%)과 비슷한 5%대 초반으로 추정했다. 재정집행 둔화로 정부부문에서 통화가 환수됐으나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민간신용이 늘어난 가운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국회부문의 신용공급도 확대됐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