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출시된 전기자동차(EV)가 5개 차종(기아차 레이 EV·쏘울 EV·한국GM 스파크 EV·르노삼성 SM3 Z.E.·BMW i3)으로 늘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전기차 업체가 전기차 충전 시설 구축에 소극적으로 나오자 아직은 전기차를 구매하기 이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전문기업 SK엔카는 지난달 '1년 안에 차를 교체한다면 전기차를 구매할 것인가'란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7.8%가 '구매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SK엔카는 지난달 '1년 안에 차를 교체한다면 전기차를 구매할 것인가?'란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7.8%가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고 2일 밝혔다.

구매 의사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34.7%는 '전기차 충전 시설 부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응답자 대부분 전기차 충전기를 일반 주유소처럼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응답자는 "충전할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해 지금 전기차를 사기에는 이르다"고 답했다.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두 번째 이유로 '전기 배터리의 높은 가격'(34.4%)을 꼽았다. 급속 충전을 자주 이용하면 배터리 수명이 짧아져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데,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 가격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고가다. 국산 전기차 3종(쏘울EV·SM3 Z.E.·스파크 EV의 평균 가격 4147만원)의 평균 전기차 배터리 가격은 약 2480만원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교체하려면 중형 승용차 한 대 값이 넘는 비용이 발생한다.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지 않은 이유를 묻는 조사에서 응답자의 34.7%가 '전기차 충전 시설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도심 출퇴근용으로만 적합한 짧은 주행거리'(19.9%), '대부분 소형차로 모델 선택 폭이 좁다'(6.7%)가 뒤를 이었다. 국내 출시된 전기차 5종의 1회 충전 시 평균 주행 거리는 128㎞로 서울~세종시 편도 거리와 비슷했다. 차종은 경차(레이 EV·스파크 EV)와 준중형(i3·쏘울 EV·SM3 Z.E.)이 전부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지우기 위해서는 전기차 충전 시설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전기차 업체 가운데 충전 시설을 구축하는 곳은 BMW코리아가 유일하다. BMW코리아는 포스코 ICT와 협력해 전국 이마트 60개 지점에 122개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 주차장 한 곳당 충전기 2개가 설치되는 셈이다. BMW코리아는 이를 포함해 올해까지 전국에 전기차 충전기 350개를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달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충전 시설 확충에 나서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충전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며 설치 후 자동차 업체가 충전 시설을 운영하기에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도 전기차 충전 시설 구축에 대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