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폴크스바겐그룹 나이트에서 모습을 드러낸 포르셰 박스터 GTS.

지난 19일 ‘2014 베이징 모터쇼’ 개막을 하루 앞두고 아우디폴크스바겐그룹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신차를 공개하는 행사인 ‘폴크스바겐그룹 나이트’가 열린 베이징 국가체육관. 이날 행사에서 포르셰의 신차인 ‘박스터 GTS’와 ‘카이맨 GTS’가 요란한 굉음과 함께 전시장을 한 바퀴씩 질주한 뒤 무대로 들어서자 청중들 사이에서는 일제히 탄성이 터져나왔다.

두 신차의 소개를 맡은 포르셰의 마티아스 뮬러 CEO는 “포르셰는 60년이 넘는 기간동안 수만번의 자동차 경주대회에 출전하며 다져온 스포츠카의 DNA를 갖고 있다”며 “이 같은 전통과 철학, 기술이 집약된 박스터 GTS와 카이맨 GTS는 폭발적인 주행성능과 함께 효율성까지 갖춘 완벽한 스포츠카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66년 동안 스포츠카를 만들며 다져온 포르셰의 기술력이 올해 들어 다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고속도 시속 345㎞에 이르는 하이브리드 수퍼카 ‘918 스파이더’를 내놓은데 이어 카이맨 GTS와 박스터 GTS 등 신차를 잇따라 출시했다.

올해는 또 운전자 3명이 24시간 동안 교대로 운전하며 차량의 내구성을 겨루는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도 16년만에 출전하는 등 ‘스포츠카 명가(名家)의 부활’을 알리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르셰 356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페리 포르셰.

포르셰 스포츠카의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셰의 아들 페리 포르셰는 “내가 꿈꾸는 작고 가볍고 효율적인 스포츠카를 찾을 수 없어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며 기술 개발에 주력, 마침내 1948년 포르셰의 이름을 단 첫 스포츠카인 ‘356’을 탄생시켰다.

이 차는 출시된 지 한 달만에 자동차 경주에 출전해 포르쉐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1953년 내놓은 ‘포르셰 550 스파이더’는 강력한 성능의 4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휩쓸며 전 세계적으로 성능을 인정받았다. 다른 스포츠카들이 8기통, 12기통 엔진을 달고 있는 점과 달리 포르셰는 4기통, 6기통의 작은 엔진을 탑재하고 최상의 성능과 연료 효율성을 발휘하며 모터 스포츠의 최강자로 명성을 떨쳤다.

오른쪽부터 포르쉐 718 RS 60, 포르쉐 935, 포르쉐 962, 포르쉐 RS 스파이더.

포르셰는 주력모델인 박스터와 카이맨에서부터 911 시리즈,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카이엔, 그란투리스모, 스포츠세단인 파나메라 등에 이르기까지 전 모델에서 다른 브랜드 스포츠카들과 뚜렷이 차별화되는 독특한 특징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예로 대부분의 자동차들이 시동장치가 오른쪽에 있는데 반해 포르셰는 왼쪽에 위치해 있다. 이는 자동차 경주에서 운전자가 왼손으로 열쇠를 꽂는 동시에 오른손으로 기어를 조작해 출발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도록 하는 것에서 유래해 지금까지 모든 포르셰 모델에 적용되고 있는 특징이다.

모터 스포츠는 포르셰의 뿌리이면서 동시에 지금도 포르셰를 끊임없이 진화하도록 만들고 있는 동기부여 수단이다. 지난 66년간 각종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3만번 이상의 우승을 차지한 포르셰는 대회가 있을 때마다 한 단계씩 차량의 주행성능과 가속력, 연료 효율성 등을 개선해 왔다.

포르셰의 ‘인텔리전트 퍼포먼스’는 더 적은 연료로 더 강력한 주행성능을 발휘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의 배출량도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포르쉐는 모터 스포츠에 출전하는 차량에 인텔리전트 퍼포먼스를 적용해 왔고, 이후 양산되는 스포츠카와 SUV 등 거의 전 모델들에도 똑같은 기술을 탑재해 성능을 인정받았다.

포르셰 카이엔S 디젤.

특히 지난 2002년 포르셰가 내놓은 첫번째 SUV ‘카이엔’은 SUV가 가진 기능성에 스포츠카의 강력한 주행성능과 효율성을 갖춰 전 세계 소비자들과 자동차 마니아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셰의 정체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카이엔은 출시 이후 포르셰의 전 세계 판매 성장을 이끄는 베스트 셀링 모델이 됐다. 지난해 포르셰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총 16만2000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이 중 카이엔의 판매량은 절반이 넘는 8만4000대를 기록했다.

포르셰 파나메라 4S.

카이엔의 성공에 이어 지난 2009년에는 4도어 그란 투리스모인 ‘파나메라’를 출시하며 포르셰는 다시 한번 ‘포르셰 DNA’로 불리는 대표 스포츠카 브랜드의 전통과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현재 포르셰는 소형 SUV인 ‘마칸’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노리고 있다. 포르셰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소형 SUV인 마칸은 가속력과 제동성, 민첩성 등이 효율적으로 조화돼 SUV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주행성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달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마칸은 ‘마칸 터보’와 ‘마칸 S’, ‘마칸 S 디젤’ 등 세 가지 모델로 구성된다.

포르셰 마칸 터보.
포르셰 마칸 S.
포르셰 마칸 S 디젤.

마칸 터보에 장착된 3.6리터 V6 바이터보 엔진은 포르셰 모델에는 처음 쓰이는 엔진으로 최대출력이 400마력에 이르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단 4.8초만에 도달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266㎞에 달한다. 시속 마칸 S는 3.0리터 V6 바이터보 엔진이 탑재돼 340마력의 힘을 내며 최고속도는 시속 254㎞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이르는 시간은 5.4초다. 마칸 S 디젤은 최고속도가 시속 230㎞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는 6.3초만에 도달한다.

포르셰코리아 관계자는 “올해는 다양한 신차 출시와 함께 르망 24 내구레이스 복귀, 마칸의 국내 출시 등 포르셰에 여러 가지로 의미있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강력한 주행성능과 효율성을 갖춘 마칸은 미국, 유럽과 마찬가지로 국내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