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대전지방법원 경매 4계에서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이 1898%가 넘는 경매물건이 나온 것이다. 충남 금산군 제원면 신안리에 위치한 토지 109㎡의 감정가는 63만원이었지만 입찰자는 1200만원에 토지를 낙찰 받았다. 120만원에 입찰하려다 실수로 '0'을 하나 더 기입해 1200만원에 낙찰을 받은 것이다.
지난 21일 순천지방법원 경매 7계에서는 낙찰가율 1566%를 기록한 경매물건이 있었다. 전남 광양시 다압면 고사리에 위치한 밭으로 면적은 678㎡, 감정가는 957만원이었다. 이 토지에는 총 4명이 입찰했다. 낙찰자는 1억5000만원을 써낸 사람이었다. 앞 사례와 마찬가지로 1500만원을 기입하려다 0을 하나 더 붙인 실수다.
최근 법원 경매장에서 '0' 하나 때문에 속태우는 황당한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경매 전문가들은 경매 초보자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로 자칫하면 입찰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9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에만 총 3건의 물건이 감정가의 10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경매를 처음 해보거나 입찰 서류 작성 때 착오가 있어 '0'을 하나 더 붙인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앞서 두 사례에서 낙찰자가 뒤늦게 실수를 알고 물건을 낙찰 받지 않을 경우 입찰 보증금(감정가의 10%)은 돌려 받지 못하게 된다. 충남 토지는 약 6만원, 순천 토지는 약 95만원을 잃게 된다.
문제는 감정가가 억대일 경우 입찰 보증금도 높아 실수 한번으로 수천만원을 손해 보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지난 21일 강릉지방법원 경매 4계에서 진행된 경매에서는 감정가 3억4343만원의 임야(숲이나 산)가 나왔다. 면적은 2만301㎡다.
해당 물건 낙찰자는 41억8000만원을 기입했다. 낙찰가율로 따지면 1217%다. 당초 4억1800만원에 낙찰 받으려 했지만 '0' 하나를 더 써 입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럴 경우 입찰 보증금은 3434만원이다. 만약 낙찰가 41억8000만원에 토지를 매입하지 않을 경우 보증금 3434만원은 돌려받지 못한다. 이 경매물건 영향으로 지난주 춘천 지역 경매 낙찰가율은 125%를 기록했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 연구원은 "감정가의 10배가 넘는 금액에 낙찰되는 경우는 대부분 숫자 단위를 잘 못 기입한 경우"라며 "기입 오류라고 판단되는 경우 해당 판사 재량으로 해당 사건 낙찰을 불허가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하지만 낙찰자가 돈을 돌려받기 위해 따로 항고할 수도 있다"며 "다만 항고 보증금(낙찰가의 10%)을 지불해야 하고 만약 각하될 경우 항고 보증금도 몰수 당할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