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동부특수강동부제철당진항만을 인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동부그룹 구조조정에 탄력이 붙고 있다. 향후 핵심은 2조7000억원 규모 자구 계획에서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매각 성사 여부이다. 동부그룹 채권단 관계자는 "동부특수강 등이 팔린 데 이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매각만 성공하면 동부그룹 자구 계획의 팔부 능선을 넘는다"며 "유력 인수 후보인 포스코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이 관건

동부그룹이 작년 11월 발표한 2조7000억원 규모 자구안은 10가지 세부안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동부익스프레스(3100억원)가 KTB PE(Private Equity·사모펀드)에 팔린 데 이어 동부특수강(1100억원)과 동부제철당진항만(1500억원)이 팔리면서 동부그룹은 5700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추가로 산업은행이 동부그룹에 1200억원의 신규 대출을 해주면서 동부그룹은 총 69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동부익스프레스를 매입키로 한 KTB PE가 최근 투자자 모집을 마쳤고 동부특수강과 동부제철당진항만을 인수하기 위한 산업은행의 투자자 모집도 곧 완료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패키지 매각이 성사되면 동부그룹은 한숨 돌릴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종 매각 가격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동부그룹이 패키지 매각을 통해 9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추가로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으로서는 기존 매각 자금과 합쳐 총 1조5000억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패키지 인수 제안을 받고 실사(實査)를 벌이고 있는 포스코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적극적으로 인수하자'는 분위기는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이달 24일 기업설명회에서 포스코 측은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가격과 가치가 아무리 괜찮아도 포스코 재무 구조에 부정적이라면 인수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오히려 동양그룹의 화력발전 자회사인 동양파워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구조조정後 금융·전자·철강회사로 축소

동부그룹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은 유동성 위기를 촉발한 주범(主犯)인 철강·반도체·건설 부문에 집중되고 있다. 동부그룹은 동부제철·동부메탈·동부특수강 등의 철강 계열사를 갖고 있는데 비주력 철강 사업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동부특수강은 산업은행이 갖기로 했고, 동부메탈은 매각 방안과 시점 등을 놓고 산업은행과 동부그룹이 협의 중이다. 동부그룹은 동부메탈 매각이 지연될 것에 대비해 동부팜한농 울산공장 여유 부지와 동부메탈 대전기술원 매각 방안 등 추가 자구안을 제시했다. 매각 작업이 채권단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동부그룹의 철강 사업은 동부제철 당진공장만 남는다. 동부제철 당진공장은 165만㎡ 규모로 지난해 동부제철 총매출(3조3000억원)의 70%를 차지한다. 전체적으로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동부그룹은 사실상 금융과 전자·철강·농업·바이오 위주 회사로 재편된다.

동부그룹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개별 매각하려다가 채권단의 압박에 밀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매각 방식을 전적으로 위임하겠다는 확인서까지 낸 상태이다. 김준기 회장은 126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담보로 시가 30억원대의 서울 한남동 자택과 동부화재 지분(6.93%), 계열사 일부 주식까지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