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고작 0.7%에 그쳐 전년(4.9%)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6%로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된 것이다. 특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제외하면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0.3%로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3.4%로 크게 낮아진다.

한국은행이 상장법인 1541개와 비상장 주요기업 169개를 대상으로 조사해 28일 발표한 '2013년 기업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0.7%로 2009년 -0.1%를 기록한 이후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2009년 -0.1% 이후 2010년에는 16.7%, 2011년에는 12.6%로 부진을 만회했으나 2012년 4.9%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0.7%로 뚝 떨어졌다. 총자산 증가율도 3.2%로 전년(5.0%)보다 낮아졌고 유형자산 증가율도 3.5%로 전년(5.8%)에 미치지 못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6%로 전년(4.8%)보다 떨어졌고,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3.2%로 전년(4.5%)보다 낮아졌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09년 5.8%에서 2010년 6.7%로 높아졌으나 2011년 5.4%, 2012년 4.8%로 계속 떨어지다가 지난해에는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4.6%)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매출 부진에 대해 "지난해 수입물가(-7.3%), 수출물가(-4.3%), 생산자물가(-1.6%) 등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라며 "매출 물량이 줄어든 게 아니라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자보상비율은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소폭 낮아졌으나 금융비용부담률이 하락하면서 전년(379.6%)보다 소폭 상승한 399.1%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갚는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31.6%로 전년(30.6%)보다 상승했다.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업체당 평균 순현금유출 규모는 8억원에서 24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유입은 719억원으로 전년(643억원)보다 증가했으나 투자활동을 통한 현금유출이 전년 760억원에서 791억원으로 늘어난 데다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유입이 108억원에서 57억원으로 축소된 영향이다.

부채비율은 95.1%로 전년(97.9%)보다 소폭 하락했고 차입금의존도는 25.2%로 전년(25.5%)과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