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채권)이 장내채권시장에서 연 4.8~5.6%의 고금리 조건에 매매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금융지주사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기업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그럼에도 금리가 비교적 높게 형성돼 있어 투자자들의 문의 또한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이란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고, 주식과 채권의 성격이 모두 있는 상품이다.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할 경우 채권(부채)이 아닌 자본(주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발행할 경우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증권사들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신종자본증권1~2, 신한금융지주신종자본증권1~2, 경남은행17-04(신종)30A-25 등은 낮게는 4.8%에서 높게는 5.6%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가격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한달간 거래 내역을 보면 우리금융지주신종자본증권은 연 6% 이상의 조건에도 매매가 이뤄지곤 했다. 현재 시중금리가 2% 중반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셈이다.

각 증권사 프라이빗 뱅커(PB)들에 따르면, 최근 신종자본증권 매매에 대해 문의하는 자산가가 많다. 이들은 상당수가 2008년 금융위기 때 시중은행 후순위채에 투자했던 자산가들이다. 당시 시중은행들은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의 후순위채를 금리 연 7~10%의 조건에 발행했다. 이 자금이 5월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고(5월에만 5조원 추정),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위해 투자자들이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문의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신종자본증권이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널리 알려졌듯 신종자본증권은 영구채라고 불릴 정도로 만기가 길다. 보통이 30년이다보니 최악의 경우 30년간 투자해야 한다. 물론 금융지주사가 신종자본증권을 되사는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지만, 무조건 신뢰해선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보통주 전환 조건이다. 금융지주사들은 신종자본증권이 자본임을 인정받기 위해 대부분 '경영 상태가 나빠질 경우 보통주(주식)로 전환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돌려 말하면 경영 상태가 악화되면 투자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셈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금융지주사가 부도 사태를 맞이할 확률은 극히 낮다"면서도 "금융지주사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바젤III 규약을 보면, 신종자본증권은 공적 자금 투입이나 이와 비슷한 사건시 손실을 부담해야 해 투자 위험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