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퍼지는 전염병 탓에 바나나 값이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국내 바나나 값은 오히려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4월 들어 ㎏당 바나나 평균 가격 가격(도매 기준)은 2200원대로 전년동기보다 10%가량 하락했다.

외신은 바나나 전염병 ‘TR4’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져 바나나가 지구 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TR4는 중남미 바나나 산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반면 한국이 수입하는 바나나의 산지는 동남아시아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중남미를 중심으로 바나나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 중남미산 바나나는 국내 수입 물량의 10%에 불과하다보니 아직 값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에서도 TR4가 발병했지만 그 영향은 크지 않았다"며 "바나나 나무가 멸종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는 미래 가능성 정도로 해석해야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전염병에 강한 바나나 품종이 지속적으로 개발·보급돼 바나나 멸종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작다는 뜻이다.

한때 '그로미셸'이라는 바나나 품종이 대세를 이뤘다가 전염병으로 사라졌지만 전염병에 강한 '캐번디시'라는 품종이 세계 곳곳에 보급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농작물에 병충해가 발생하면 이에 강한 품종이 보급되는 과정이 반복된다”며 “외신 보도와 달리 TR4 확산이 국내 바나나 수급 물량이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