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습기 시장이 연간 두 배씩 성장하면서 올해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제습기 수요가 사계절 내내 꾸준히 증가하며 가정 내 필수가전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중견·중소기업들이 포진해있던 제습기 시장에 대기업들이 강하게 시동을 걸면서 올해 제습기 시장에서 선두자리가 바뀔지 주목된다.
17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습기 시장은 지난해 약 100만대 수준으로 2012년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도 2배 커진 200만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액 기준으로는 약 8000억원 수준이다. 제습기는 에어컨에 들어가는 기술을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기술 장벽이 낮다. 그래서 위닉스, 위니아만도, 동부대우, 캐리어에어컨 등 중견·중소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상태였다. 국내에서 판매량 기준으로 1위를 하고 있는 업체는 위닉스다. 위닉스는 에어컨과 제습기를 전문으로 만들어온 중견업체로 2010년부터 제습기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름 기후가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로 점점 변화하면서 제습기에 대한 수요도 커졌다. 지난 2008년부터 제습기 판매량은 매년 2배씩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가구수 대비 제습기 보급량은 13%로, 김치냉장고(70%)나 에어컨(70%)보다 여전히 낮다. 그만큼 제습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위닉스는 올해 연간 제습기 판매량을 100만대까지 늘리고 전체 보급률을 20%까지 끌어올리는데 기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제습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대기업들도 제습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제습기 2위 업체인 LG전자(066570)는 올 2월부터 제습기 신제품을 발빠르게 내놓고 3월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LG전자 휘센 제습기는 신발과 의류건조 기능 제공은 물론 탈착이 용이한 물통을 적용해 사용 편의성을 강화했다. LG전자 제습기는 15리터 용량 기준으로 50만원대에 판매된다.
삼성전자(005930)도 지난 3월부터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받은 인버터 제습기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조용철 전무는 "초절전 가전 출시는 글로벌 소비자가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시대의 과제"라며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를 채용한 초절전 '삼성 인버터제습기'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인버터 제습기는 15리터 기준으로 61만원이다.
한편 국내에서 제습기를 판매하는 업체만 약 30개업체에 달한다. 일각에선 대기업들이 제습기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면서 중견기업들이 출혈경쟁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견기업들의 제습기가 삼성이나 LG전자의 제습기보다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하지만,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위닉스는 2014년 제습기 신제품에 대해 5년간 부품을 무상 수리해주고 고장나는 상황을 대비해서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 서비스 차별화로 경쟁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위니아만도는 '뽀송뽀송 위니아 제습기'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아토피를 예방하는데 우수한 기능을 앞세웠다. 캐리어에어컨 제습기 신제품 9종은 10 ·12 ·13 ·14 ·16리터로 출시되고 가격은 40만원대로 삼성전자 제품보다 저렴하다. 동부대우전자의 제습기도 4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습기 업체들이 대기업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올해 여름 장마철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서 1·2위 업체들의 성과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