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연일 인력 감축 중심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구조조정이 잇따르는 이유는 무엇보다 장기 불황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회사측 움직임에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도 많이 줄었다고 증권사측은 설명한다.

17일 대신증권(003540)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임금 피크제, 경영 방침 등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앞서 대신증권은 직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기에서 임금피크제, 희망퇴직제 등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직원이 많아 설명회를 열었다고 대신증권측은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7%가 임금 피크제 도입에 찬성했다. 눈에 띄는 것은 희망퇴직제 도입을 찬성하는 비율도 70%가 넘었다는 것.

대신증권의 한 관계자는 "증권업이 안좋으니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아예 업계를 떠나겠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희망퇴직을 실시한 동양증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올초 희망퇴직을 실시한 동양증권은 당초 목표치인 500명보다 많은 6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장, 대리급 직원들은 아예 업계를 떠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대신증권처럼 고용 안정성이 높은 곳에서도 희망퇴직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는 것이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대기업으로 옮긴 한 직원은 "눈칫밥을 먹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돈을 못 벌어오는 사람이라는 인식 때문에 힘들었다"며 "눈칫밥 때문에 직원들이 희망퇴직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른 증권사들도 조만간 희망퇴직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이달 들어서만 대형사인 삼성증권(016360), 하나대투증권이 희망퇴직을 발표, 상대적으로 사측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투자증권, NH농협증권은 합병을 앞두고 희망퇴직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달 이후로만 1000명 이상의 증권사 직원이 옷을 벗을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증권의 희망퇴직 폭이 500여명 정도로 알려지고 있고,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이 수백명 단위의 희망퇴직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현대증권 등이 조직 개편을 실시했거나 실시할 예정이고,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