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H1 유전자. © News1

유전자 돌연변이가 위암 발생의 직접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세계최초로 발표됐다.

국립암센터 연구소장 이승훈 박사팀은 지난 1일 '유전체 생물학(Genome Biology)' 온라인판에 '미만형 위암의 게놈 특성 분석(genomic profile analysis of diffuse-type gastric cancers)'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유전체 생물학'은 과학분야 저널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임팩트 팩터 10.3으로 생물학 분야 최고 수준의 학회지다.

연구팀은 미만형(diffuse-type) 위암의 전체 게놈(유전체)과 해당 엑솜(Exome)을 분석했다. 게놈(Genome, 유전체)은 한 개체의 유전자의 총 염기서열이며 엑솜이란 전체 게놈 중 단백질 합성에 직접 관여하는 의미있는 염기서열(exon)의 집합체를 말한다. 미만형 위암은 장형 위암과 함께 위암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미만형 위암 환자 14명, 장형(Intestinal) 위암 환자 5명으로부터 종양 부위와 정상 부위를 채취해 분석해 미만형 위암에서 발견되는 체세포 변이를 장형 위암 변이, 기존에 알려진 변이와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두가지 형태의 위암의 체세포 변이율 평균치를 도출했다.

암이 암인 상태를 유지하려면 활성화 유전자(Driver gene)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위암이 유지되고 자라날 수 있도록 해주는 활성화 유전자를 찾아냈다.

또한 CDH1유전자에서 7개의 새로운 체세포 돌연변이를 발견해 냈다. CDH1 유전자는 단백질 상피 카데린(E-cadherin)을 합성하는 유전자로 단백질 상피 카데린은 암 세포들을 함께 붙어있게 해 이 세포들이 흩어져서 전이되는 것을 막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암세포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암이 확산된다는 것을 위암을 예로 밝혀낸 것이다.

돌연변이된 단백질 상피 카데린을 3차원 분석한 결과,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체세포 돌연변이는 이 단백질의 'EC1-2 접합부'이라는 부분에서 칼슘 부착기능을 심각하게 교란시켜 기능이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염색체 불안정성 분석을 통해 MDM2 유전자가 정상보다 많아졌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MDM2 는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을 억제하는 p53 유전자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암을 억제하는 p53 유전자을 없애버리는 역할을 해 암에 대한 저항능력을 낮추는 치명적인 유전자다.

연구팀은 또한 TSC2-RNF216이라는 융합 유전자도 발견해 냈다. 이 유전자는 종양을 억제하는 경로를 파괴하고 암세포의 확산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암은 전세계적으로 3대 암에 꼽힐 정도로 치명적인 암이다. 장형 위암은 줄어드는 추세에 있지만 미만형 위암은 현재도 증가하고 있으며 전이과정 또한 매우 공격적이어서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현재까지는 미만형 위암의 게놈 변형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미만형 위암의 경우 암세포가 정상세포와 섞여 있어 게놈을 분석하기 어려웠었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 저자는 이승훈 소장을 포함해 이연수, 이건국, 김영우, 홍승현, 황정아, 홍동완, 최일주, 김영주, 김경욱, 이진수 박사 등이다.

국립암센터 이승훈 연구소장.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