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5일 발표한 '일자리 단계별 청년고용 대책'은 고등학교 재학, 고등학교 졸업, 대학 재학, 대졸 이상 등 각 시기·단계별로 각종 대책이 촘촘히 들어가 있다. 정부 대책은 선(先)취업-후(後)진학 유도, 한국형 직업학교 모델 육성, 중소기업 장기근속 유도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통해 청년 취업자를 50만명, 고용률을 5%포인트 더 늘려 '고용률 70%'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청년실업의 근본 원인이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일자리 미스매치라는 점에서 '점진적인 변화를 위한 대책'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사회의 학력중시 문화와 좋은 일자리 선호 문화를 바꾸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방향성은 옳지만 한계점은 뚜렷한 대책이라는 평가다.
◆ '고용률 70% 달성' 위해 15~24세 고용률 개선에 초첨
박근혜 정부는 15~64세 고용률 70%를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64.5%니까 약 5%포인트가 부족하다. 특히 청년(15~29세) 고용률은 39.7%로 독일(57.7%) 스위스(69.7%)보다 훨씬 낮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50.9%)에도 크게 못 미친다. 군 입대, 높은 대학 진학률 등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펙쌓기 취업준비 등 비경제활동 인구 증가로 15~24세 고용률이 과거에 비해 하락했다. 특히 20~24세는 고용률이 2000년 52.0%에서 지난해말 43.2%로 떨어졌다. 25~29세의 경우는 66.1%에서 68.9%로 소폭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 청년 고용 문제는 고용률 70% 달성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또 청년고용 부진에 대해 일을 통한 인적자본 축적의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경제와 개인적인 잠재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다. 취업이 지연되면 임금소득이 줄어들고 불안정한 고용상태로 귀착될 수 밖에 없다. 임시·일용직이라도 조기에 취업하면 46.2%가 상용직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미취업자는 계속 미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68.5%로 매우 많은 수준이다.
◆ 대학진학·취업 문화, 근본적이지만 점진적인 변화 추구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은 대학진학률(작년 70.7%)을 나타내고 있다. 아직까지도 '대학 가야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학력에 대한 차별도 심하다. 대졸자들이 너무 많은 데 비해 그들이 가고 싶어하는 일자리는 공무원, 공공기관, 금융기관, 대기업 등으로 한정돼 있다. 반면 중소기업에 가려는 사람들은 부족해 많은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다. 대략 60만개에 달한다.
이번 대책은 이 같은 대학진학 및 고용문화의 문제점을 점진적으로 바꾸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정부는 기업 맞춤형반 확대, 공공기관 채용형 인턴제의 금융기관·대기업으로 확대, 기업 재직자의 대학 특별전형 규모와 대상 확대, 사내대학 설립요건 완화, 기업대학 학점인정 등 먼저 취업한 후 일하면서 공부하는 모델을 만들어 점진적으로 확산시키기로 했다. 고교 현장실습을 확대하고 기업과 연계한 한국형 직업학교 모델을 만드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과도하게 고등교육으로 흘러가는 인력들을 억제함으로써 기본적으로 직업교육을 활성화하는 쪽에 초점을 뒀다"며 "고학력 실업자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적 생산구조를 바꿔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눈에 띄는 성과보다는 우리 사회의 대학진학과 취업 문화에 대해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 고학력자 일자리는 서비스업 대책, 투자활성화 대책으로
정부는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일자리에 대해서는 청년층 특화 직업훈련과정 확대, 인문사회계열 융복합 등 분야별 직업훈련과정 신설, '대한민국 명장 아카데미' 등 업종별 대표스쿨 신설, 청년고용 우수기업 인센티브 강화, 창업체험 소셜벤처 중소창업벤처 등 창업 활성화, 해외프로젝트 연계 등을 통한 해외진출 지원, 성과보상기금 세제지원 혜택 등 여러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이런 대책들이 대졸 취업자들을 확 끌어당길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정부는 결국 고학력자 일자리, 즉 좋은 일자리는 경기활성화, 투자활성화,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 등으로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정 차관보는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노동 수요 측면에서의 대책은 전반적인 고용 일반대책, 즉 규제 완화나 유망 서비스업 육성 등으로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