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안착할 수 있을까.
전날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2000을 돌파했다. 외국인이 12일간 2조8943억원을 순매수했고, 10일에는 3088억원을 매수했다. 외국인의 한국 순매수는 중국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돼 안전자산 선호 성향이 완화됐으며, 선진국의 경제 지표가 개선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신흥국 전반으로 자금이 함께 유입되고 있다.
다만 전날(현지시각) 미국 증시가 급락한 것이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지키는 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뉴욕 증시는 바이오테크주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분석으로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3.10% 내려 3년만에 하락률이 가장 컸다. 다우존스 산업 평균은 1.6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2.09% 하락했다. 테슬라가 전날보다 5.9%, 페이스북이 5.2%, 아마존닷컴이 4.4%, 구글이 3.6% 하락했다.
하지만 경제 지표는 양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3만2000건 감소한 30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7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3조원 가까운 외국인의 순매수에도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기는데 시간이 걸렸던 것은, 펀드 환매 물량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투신(운용사)에서는 9983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런데 이제 남아 있는 펀드 환매 대기 물량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이 되면 나오는 환매 대기 물량은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대 환매 가능 금액을 예상해도 3조3000억원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중국의 3월 수출이 부진하게 발표되며 장 중 한때 코스피지수 2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3월 수출액은 1701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걱정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의견이 강하다. 중국과 사실상 하나이지만, 통계에는 따로 잡히는 '홍콩' 탓이다.
정하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분기에는 수출 규모가 과대하게 잡혔다"며 "수출 부풀리기의 진원지인 홍콩으로의 수출을 제외하면 3월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6.7%"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작년 1~4월, 무역업자들이 수출 대금을 부풀리거나 허위로 수출한 것처럼 꾸민 다음 홍콩에서 중국으로 투자 자금을 들여와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행위가 성행했다.
우려할 만한 점은 기업의 실적이다. 작년 4분기의 어닝 쇼크로 올해 1분기 실적이 이미 많이 하향 조정된 상태다. 이 정도의 영업이익은 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국내 기업의 기초 체력에 대한 걱정은 남아 있다. 일단 삼성전자(005930)의 1분기 영업이익은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