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처음이다. 원화 강세, 중국 수출 부진 등 악재가 있었지만 외국인이 3000억원 순매수하며 상승 마감했다. 미국이 저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66포인트(0.48%) 오른 2008.61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0.44% 오른 2007.71로 장을 열었지만, 중국의 3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한 것으로 발표되자 장 중 한때 1995.79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장 마감 동시호가 때 1124억원을 순매수하며 2008까지 올랐다.

외국인은 2995억원 순매수했다. 그 중 2410억원이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로 순유입됐다. 외국인은 지난달 3월 26일부터 12일(거래일 기준)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2조 5859억원이다. 외국인은 지난달부터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고, 그 중 일부가 한국 증시에 투자되고 있다.

기관은 1260억원 순매도했다. 펀드 환매 물량이 나오며 투신(운용사)이 1114억원 매도 우위였다. 개인은 1630억원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매매를 통해서는 3018억원 순유입됐다.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수 우위였다.

이날 금융시장은 전날(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의사록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위원들은 재닛 옐런 의장의 ‘6개월 후 금리 인상’ 발언에 대해 조기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여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 연준 위원들은 ‘실업률 6.5%’라는 종전의 금리 인상 기준을 폐기하고, 고용 여건과 물가 등 다양한 지표를 참고해 정책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는 실업률이 낮아지더라도 저금리가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따라 이날 환율은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며 장 중 한 때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달러당 1031.4원까지 하락(원화 강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환율의 쏠림 현상에 대해 안정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발언하자 상승해, 전날보다 1.2원 내린 1040.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의 성장 가능성에 불안감이 완화되며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저금리 속에 금융 시장도 안정돼 있어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실적이 개선돼야 계속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겠지만,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다만 당분간 분위기는 신흥국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어서 한국 증시도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율에 대해서 장 연구원은 “원화 환율은 1달러당 1020원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며 “환율의 등락폭이 적고, 완만한 속도를 유지하면 증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 강세로 자동차주는 장 초반 많이 하락했었지만, 환율이 전날 수준을 회복하자 하락폭이 줄었다. 현대차는 0.4%, 기아차는 1.0% 내렸다. 현대모비스(012330)는 2.7% 하락했다. NAVER는 2.3% 올랐고, 삼성전자(005930)는 0.7% 상승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운수창고업종, 음식료품업종, 섬유·의복업종, 유통업종, 서비스업종, 의료정밀업종은 1% 이상 올랐다. 전기가스업종, 은행업종, 기계업종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