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1월 내놓은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월의 3.8%에서 4.0%로 상향 조정했지만 이는 통계 개편에 따른 효과로 당초 전망치를 사실상 그대로 유지한 것이나 다름없다.

한은은 10일 '2014년 경제전망(수정)'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지난 1월에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작년 10월의 2.5%에서 2.3%로 0.2%포인트 낮췄었는데, 3개월 만에 또 물가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한은이 3개월 간격으로 두번 연속 물가 전망치를 낮춘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최근의 저물가 현상이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의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후 브리핑에서 "1분기 (물가) 실적치를 반영한 것"이라며 "1분기에 농산물 가격 약세가 더 두드러졌고 등록금 동결 등 요인으로 1분기 실적치가 당초 봤던 것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은은 동결기에 온화한 기상여건이 이어졌고 동록금 동결과 함께 여타 공공요금 인상도 공공기관의 자구노력 추진 이후로 논의가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관련, 상반기는 지난 1월의 3.9%를 그대로 유지했고 하반기는 3.7%에서 3.9%로 상향 조정했다. 연간 수치는 3.8%에서 4.0%로 높아졌다. 이 총재는 "지난 1월에 본 것과 별 차이가 없다"며 "0.2%포인트 상향조정한 것은 국민계정체계(통계)가 개편되고 기준년이 바뀐 데 따른 것이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같은 이유로 지난 1월의 4.0%에서 4.2%로 상향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성장률 전망을 부문별로 보면 소비와 설비투자는 지난 1월보다 다소 나쁘게 본 반면 건설투자를 좋게 봤다. 민간소비는 3.4%에서 3.1%로, 설비투자는 5.8%에서 5.7%로 낮아진 반면 건설투자는 1.6%에서 1.9%로 높아졌다. 부동산 경기 회복세를 반영한 것이다. 한은은 올해 취업자 수도 지난 1월 예상한 43만명에서 50만명으로 늘려잡았다.

경상수지 역시 통계기준 개편으로 종전 550억달러에서 68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작년 경상수지 흑자도 통계기준 개편으로 707억달러에서 799억달러로 늘어났다.

한은은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수출증가세가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소득여건 및 기업 투자심리 개선으로 내수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과 내수의 순성장기여도는 각각 1.9%, 2.0%로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작년 수출 1.5%, 내수 1.4%보다는 내수 기여도가 소폭 높아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