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11개월 연속 동결한 것이다.

한은 금통위는 10일 이주열 총재가 취임한 이후 처음 주재한 4월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우리 경제상황이 기준금리를 조정할 만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금통위가 회의 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은 지난달과 거의 똑같았다. 세계경제에 대해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고, 국내경제에 대해서는 ‘경기가 추세치를 따라 회복세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세계경제에 대한 문구는 미국의 경기회복세 지속, 유로 지역의 경기부진 완화, 신흥국 일부의 성장세 다소 약화 등으로 지난달과 똑같았다.

국내경제에 대해서는 2월 산업활동 동향의 부진을 반영해 ‘내수관련 지표가 일시 부진했으나 수출이 호조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내수관련 지표의 개선과 부진이 병존하는 가운데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했었다. 지난 2월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반도체 생산 부진으로 전달보다 1.8% 감소해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2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에서 늘었지만 운송장비에서 줄어 전달대비 0.3%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3.2% 줄었다.

이 총재는 이날 브리핑에서 '금리인상이 언제 필요하냐'는 질문에 대해 "물가안정, 성장과 함께 완화기조가 오래 지속될 때 나타날 대외불균형 등에 따라 결정할 것이다"며 "GDP 마이너스 갭이 축소되고, 수요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생겨서 물가안정 저해하는 데 가까이 이르게 되면 선제적으로 논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성장과 물가, 둘 다를 중요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경제 회복속도가 연간 4% 성장인데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면서도 "그동안 성장세가 낮아서 적정 성장규모에는 미치지 못한다. GDP 갭이 마이너스다. 그런 면에서 성장이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실질금리에 대해서는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밝혀 금리인상에 대한 여지도 남겨놨다. 그는 "명목금리는 큰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낮다보니 실질금리는 플러스 폭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금리의 현재 수준이 과거와 비교해 높은 수준 아닌 것으로 본다"며 "실질금리 수준이 소비, 투자에 의미있는 변화를 줄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지난 1월 전망한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성장률은 지난 1월의 3.8%에서 4.0%로 상향 조정했지만 이는 통계 개편에 따른 효과로 성장세에 대해서는 당초 전망을 사실상 그대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