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만물인터넷(IoE) 전문가들이 IoE 강국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소통, 융합, 창조를 꼽았다. 사물과 사물, 사물과 인간이 통신을 통해 교감하는 IoT 기술의 본질 자체가 서로를 연결하는 소통이라는 것. 또한 IoE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다른 기업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자동차, 헬스케어 등 이종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면서, IoE의 산업화에 큰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매체 조선비즈와 서울산업진흥원이 9일 서울 청진동 나인트리 컨벤션센터에서 주최한 ‘만물인터넷(IoE)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과 이전영 서울산업진흥원 대표 등 정부·기관 인사와 대기업,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석, 만물인터넷 사례와 발전방향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이날 대부분의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IoE 시장이 거대한 블루오션이라는 것에 대해 공감했지만, 시장의 생태계를 어떻게 가꾸어가고 그 속에서 어떻게 사업을 펼치고 수익을 발생시킬지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용진 모다정보통신 부사장은 “IoE라는 거대한 바다는 많은 물고기가 살지만 기존 방식으로 잡을 수 없는 곳”이라며 “현재까지 물고기를 잡는 방법에 대해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한국과 국내 기업이 노력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IoE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소통, 융합, 창조라는 키워드의 삼박자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IoE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중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아직까지도 IT 업계 관계자나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IoE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분위기 조성과 민간 기업의 연구개발(R&D)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가 IoT사업에 대해 기획단계부터 개발에 이르기 까지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의미있는 성공을 거둔 사례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도 이날 포럼에서 축사를 통해 “물건은 생명이 없지만 인터넷과 클라우드의 지능이 연결되는 순간 영혼을 가진 서비스·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이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만물인터넷 산업이 잘 전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펼치겠다”고 말해 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근 ICT기업과 자동차, 헬스케어 등 이종 산업과의 협력이 늘고 있다. 협력을 통해 산업이 융화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것은 IoT 발전에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공통 플랫폼 기술 확보를 위해 별도 포럼을 만들어 협의를 갖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떠오르고 있는 만물인터넷 시장을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IT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30년까지 1조9000억달러(약 2000조원)라는 거대 시장이 만물인터넷을 통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인수합병(M&A)과 사업제휴 등에 활발히 나서면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IoE 시장에 대해 대응할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삼 미래부 인터넷신산업팀장은 “만물인터넷이라는 새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하면 (파산 위기에 처했던) 코닥처럼 도태될 것”이라며 “2020년이면 세계 만물인터넷(IoE) 시장 규모가 1조달러(약 10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IoE로 산업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기업들이 협력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정부가 만물인터넷 초기부터 보안업체를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시켜야 한다”며 “웹처럼 개발과 보안이 따로 가서는 안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