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040원대로 급락하면서 5년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원화가치 상승) 달러 약세, 외국인의 주식시장 순매수세, 무역수지 흑자 등 환율 하락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1040원선 아래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급락한 1041.4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2008년 8월 14일 1039.8원을 기록한 이후 5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6.2원 내린 1046원에 출발했다. 밤새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 환율이 5.3원 하락한 1048.75원을 기록하며 이날의 환율 하락을 예고했다. 환율은 1045~1047원 구간에서 움직이다가 오전 10시20분쯤 외국인의 달러 매도와 함께 환율 추가 하락을 우려한 수출업체의 손절매가 유입되며 10시48분에는 1040.1원까지 떨어졌다. 오후에는 1040~1043원 수준에서 움직이다 전날보다 10.8원이 하락한 1041.4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원화 하락폭은 아시아 통화 중 가장 큰 1.0%였다. 두번째인 인도네시아의 0.6%보다 낙폭이 훨씬 컸다.

전문가들은 이날 환율 급락 요인으로 최근 지속된 달러화 약세와 2월 경상수지, 3월 무역수지 흑자를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중앙은행(BOJ)이 추가 양적 완화를 지연시키겠다고 발표한 것도 달러 약세에 힘을 보탰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낮추면서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3.7%로 유지한 것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네고) 물량을 쌓아놨을 것으로 보이고 역외시장 참가자들은 특별한 악재가 없으면 원화 강세 베팅에 가담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환율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