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8조원대에 머물렀다.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8조원대에 머무른 것이다. 성장이 정체기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8일 연결 기준으로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 53조원, 영업이익 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1분기 매출인 52조8700억원보다 0.25%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 8조7800억원보다는 4.33%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2분기에 9조5310억원, 3분기에 10조16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는 스마트폰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고 신경영 20주년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일회성 비용이 늘면서 8조3100억원으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는 특별 상여금이 없었고 환율 영향도 크지 않았는데도 영업이익이 그대로 8조원대에 머문 것을 보면 영업활동에 따른 이익이 전분기보다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1분기는 TV, 디스플레이가 계절적인 비수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이익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작년 4분기보다 매출은 1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8% 늘었다. 잠정 영업이익률은 작년 4분기 14%에서 올해 1분기에는 15.8%로 1.8% 포인트 올라갔다. 영업이익률은 소폭 개선됐지만 2분기부턴 다시 영업이익을 9조원대로 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양호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KB투자증권의 변한준 연구원은 “전제적으로 전분기 대비 환율 변동폭이 크지 않았고 메모리 시장의 업황이 호조세를 보였던 것이 긍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1분기 잠정 실적은 증권사들의 예상치와도 거의 부합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외 증권사 24곳의 추정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8조44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었고, 매출은 54조6641억원으로 전망됐다.

KB투자증권은 2분기에는 갤럭시S5 판매가 본격화되고 부품 수요도 증가하면서 매출액은 58조원, 영업이익은 9조3000억원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LIG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2분기부터 다시 9조원대의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분기의 갤럭시S5 판매량은 전작인 갤럭시S4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IM부문의 수익성도 개선의 여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첫 분기에 2000만대가 팔려 나가고서 판매량이 급감했던 갤럭시S4와 달리 갤럭시S5는 출시 첫 분기 1800만대 판매 이후 판매량이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갤럭시S5의 연간 판매 수량은 4400만대로 갤럭시S4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판매량이 2분기에 집중되는 현상이 없어 분기 실적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잠정 실적은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4월말에 1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