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는 기업 각각의 성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주회사라는 이유만으로 2분기 실적이 좋아지거나 나빠진다고 전망하기 어렵습니다. 핵심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되는 회사를 주목해야 합니다"
조선일보와 에프앤가이드가 선정한 2013년 지주회사 부문 베스트애널리스트인 이훈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물단지로 취급되던 자회사가 실적을 내면 지주회사에 대한 평가는 훨씬 더 좋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두산의 경우 밥캣을 인수하면서 자금난에 허덕였지만, 최근 밥캣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며 "두산(000150)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추천했다.
―외국인이 지주회사 투자를 줄이고 있다.
"지주회사가 생기기 시작했을 때 투자한 외국인은 그 회사 오너와 한 배를 탄다고 생각했다. 당시 오너들은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주식을 팔아 지주회사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오너들이 지주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국내 지주회사들은 계열사를 관리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을 찾거나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키우는 등의 노력이 부족했다. 외국인이 투자를 줄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국내 지주회사의 경우 꽤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 현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외국인 투자 방향도 달라질 것이다."
―2분기 지주회사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는 뜻인가
"회사의 전략이나 사업 내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회사별로 살펴봐야 한다. 지주회사라는 이유만으로 2분기를 전망하기는 어렵다. 다만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자회사를 가진 지주회사라면 전망이 밝을 수 있다. 두산을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까지 두산은 자금난을 겪었다. 밥캣 인수 이후에 재무 부담이 늘었다. 금융위기 이후 두산 그룹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였다. 그런데 밥캣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이른바 '두산 리스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지게차 판매와 같은 자체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렇게 핵심 자회사 실적이 개선되고 자체사업에서 수익을 내는 지주회사라면 눈여겨 볼 만 하다."
―지주회사 투자시 주의점은
"주목받지 않고 있는 자회사가 얼마나 좋은 실적을 내는지 살펴봐야 한다. 비상장회사를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 상장된 자회사가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면 그 기업 주식을 사면 된다. 굳이 지주회사의 주식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 만약 지주회사를 산다면 상장된 자회사보다 지주회사의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야 한다. 이를 만족시키려면 비상장 회사가 더 좋은 실적을 내야 한다. SK(034730)의 경우 SK E&S가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이 자회사의 수익이 늘어나면서 지주회사인 SK의 주가도 올랐다."
―지주회사 설립은 지배구조와도 밀접하다는데
"지배구조를 이야기 하면 삼성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삼성은 지주사 전환보다는 현재의 구조를 가져갈 것 같다. 이미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남매가 삼성에버랜드를 이용해 삼성그룹을 경영하는데는 무리가 없다고 본다. 이제 남은 것은 남매들끼리 어떤 사업을 나눠가지느냐다. 전자, 금융, 비전자 비금융 부분에서 지분 조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재용씨가 전자와 금융 부문을 경영하게 된다면, 나머지인 건설, 중공업, 서비스 부문의 경영은 (이건희 회장) 딸들 가운데 누가 하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그것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최근 인수합병된 기업들은 삼성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이 아니다. 삼성종합화학과 석유화학은 사업 규모가 크지 않다. 제일모직과 삼성SDI(006400)도 IT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은 아니다. 삼성전자(005930)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 합병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대차 그룹도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나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지주회사는 한 회사가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는 형태가 돼야 한다. 두 개 이상의 회사가 한 개의 자회사를 소유하고 있으면 지주회사 노릇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차 그룹의 투자를 보면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면 현대자동차, 기아차, 모비스 등이 동시에 IT분야에 투자를 하고 있다. 만약 지주사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 이 중 한 회사가 전담해서 투자하는 전략을 사용할 것이다. 이 회사가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장의 이슈는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