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빌딩에는 일반적인 건축물에 사용되는 것과는 다른 특별한 콘크리트 기술이 적용된다. 1㎞ 가까이 치솟은 초고층 건물의 하중과 상공의 강한 바람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 곳곳에서 높이 경쟁을 벌이는 건설사들은 '극초고강도 콘크리트' 기술 개발에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30층 이하 아파트에 사용되는 콘크리트의 강도는 24~30MPa(메가파스칼)이다. 1MPa은 1㎠ 면적으로 10㎏의 하중을 견디는 힘이다. 40~50층짜리 주상복합에는 60MPa,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에는 80MPa의 콘크리트가 사용된다. 80MPa은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69층·2004년 완공)에 최초로 적용됐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부르즈 칼리파(828m) 역시 이 콘크리트를 썼다. 현재는 100MPa까지 실제 건축에 활용되고 있다. 고층 빌딩을 짓기 위해서는 펌프를 이용해 콘크리트를 수백m 높이까지 뿜어 올려야 하기 때문에 콘크리트의 점성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 점성이 높은 콘크리트는 건물 위까지 올리는 중간에 굳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도는 높으면서도 점성은 낮은 콘크리트를 개발하는 것이 초고강도 기술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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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2011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열처리를 하지 않고 강도 200MPa을 달성할 수 있는 '극초고강도 콘크리트' 기술을 개발했다. 올해 초에는 인도에서 짓는 83층짜리 '월리타워' 공사 현장에서 세계 최초로 극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시범 타설하는 데 성공했다. 오는 6월엔 싱가포르 도심에 53층 높이로 공사 중인 'UIC 빌딩'에 두 번째로 이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고강도 콘크리트는 콘크리트의 원료인 시멘트에 특수한 물질을 배합해서 만든다. 입자 크기가 시멘트의 약 100분의 1인 '실리카 퓸(silica fume)'이란 물질이다. 실리카 퓸은 금속 실리콘을 제조할 때 생기는 부산물로 시멘트 입자 틈에 이 물질이 들어가면서 입자가 조밀해지고 단단해진다. 하지만 강도를 높이려고 실리카 퓸을 많이 섞게 되면 점도가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

삼성물산이 개발한 강도 200MPa짜리 극초고강도 콘크리트는 '지르코니아(zirconia) 실리카 퓸'을 배합한 것이 특징이다. 고강도 세라믹인 '지르코니아'라는 물질을 만들 때 생기는 미세 입자이다. 입자 크기는 실리카 퓸보다 조금 크지만, 입자가 엉겨붙는 현상이 덜해 점성이 낮게 유지된다. 뿜어 올리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초고층 빌딩 공사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극초고강도 콘크리트가 상용화되면 높이가 1㎞를 넘는 극초고층 빌딩도 지을 수 있다. 공기(工期) 단축과 건물 면적 증가로 건물의 경제성도 높아진다. 삼성물산 이승훈 부장은 "2020년쯤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극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이용한 초고층 빌딩을 지을 계획"이라며 "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랜드마크급 초고층 빌딩 공사 수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