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시즌(실적 발표 시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8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1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어닝시즌의 본격적인 막이 오른다. 증권 전문가들은 어닝쇼크(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 시달렸던 작년 4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어닝시즌 분위기가 좋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등 어닝쇼크를 겪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1분기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은 이미 상당히 이뤄진 상태다. 이 때문에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이미 낮아진 기업들 가운데 앞으로 전망이 좋은 기업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의 증권사가 컨센서스를 제공하는 149개 기업 가운데 작년 말과 비교해 현재 컨센서스(증권사들의 예상 실적)가 낮아진 기업은 총 125곳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83.9%에 달하는 비율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말 증권사들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9조7609억원이었지만, 현재는 예상치가 8조4589억원으로 13% 하향 조정됐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많은 펀드매니저들이 이미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낮게 잡았다”며 “주가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에 외국인 매수가 몰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좋아진 것과 연관이 있다”며 “기대치가 낮아졌으니 조금이라도 호재가 있으면 매니저들 입장에서는 매수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7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8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비단 삼성전자만이 아니다. 삼성테크윈, 삼성SDI, 금호석유, 삼성전기, OCI, 동국제강, 대덕전자, 솔브레인 등 8곳의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지난 3개월 사이에 50% 이상 낮아졌다. 최근 3개월 동안 영업이익 예상치가 10% 이상 낮아진 기업은 67개로 집계됐다.

GS건설, 위메이드, 심텍, LG생명과학, 삼성정밀화학은 작년 말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 시점에서는 올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진해운, 현대미포조선, 현대상선은 작년 말 나왔던 예상치와 현재 예상치를 비교하면, 영업적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증권사가 많았다.

최근 3개월 사이에 영업이익 예상치가 10% 이상 줄어든 기업 가운데 3월 초부터 현재까지 주가가 오른 기업은 여럿 있다. 삼성테크윈은 3월초부터 현재까지 주가가 9.86% 올랐다. 삼성SDI는 6.4% 올랐고, LG전자는 12.97% 뛰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현대상선은 3월 초부터 현재까지 주가가 20% 넘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OCI의 주가는 10% 넘게 하락했다. 국내 투자자문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예상보다 실적이 좋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해서 주가가 무조건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며 “업황 등 앞으로 실적이 좋아질 만한 요소가 무엇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