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006400)가 지난해 연간으로 적자를 기록, 2007년 이후 6년 만에 '적자기업'이 됐다. PDP 수요 감소와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 부진에 따른 것이다.
주력사업인 소형전지 역시 스마트폰·태블릿 등에 들어가는 프리미엄 제품 비중 감소로 지난해 매출이 2012년 대비 소폭 줄었다.
삼성SDI는 세계 리튬이온 전지 분야 1위 회사로, 일본의 경쟁자들을 꺾고 2010년부터 4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명성과 달리 실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과연 삼성SDI는 적자기업의 멍에를 하루빨리 벗을 수 있을까.
◆ 주력사업 브라운관→PDP→전지 전환…소형전지 성장세 둔화
삼성SDI는 1970년대 브라운관을 만들던 회사였다. 이후 LCD와 함께 디스플레이 시장의 패권 경쟁을 벌였던 PDP 진영에 참여, PDP TV에 들어가는 모듈(부품덩어리)로 사업다각화에 성공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리튬이온 전지 사업에 뛰어들면서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던 시장을 파고 들었다. 2005년 당시만 해도 일본 업체의 점유율은 독보적으로 산요(24.2%), 소니(13.3%)는 삼성SDI(10.9%) 앞에 있었다.
하지만 2006년부터 산요를 시작으로 일본업체들이 생산하는 전지에 문제가 발생, 대규모 리콜이 일어났다. 2007년 말 700원~800원대에 머물던 100엔당 원화 환율이 2008년 말 1400원대로 치솟으면서 가격경쟁력에서도 일본 기업들이 불리해졌다.
삼성SDI는 마침내 2010년 19.7%의 점유율로 산요를 제치고 세계 1위 리튬이온 전지 회사 자리에 올랐다. 소형전지는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며 현재 삼성SDI의 주력사업으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소형전지의 비중이 높아졌지만 이 사업이 최근 들어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삼성SDI의 소형전지 매출은 3조2000억원 규모로 2012년보다 1500억원이 줄었다.
◆ 박상진 사장 부임 후 실적 뒷걸음질…1분기도 고전 예상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2010년 말 최치훈 삼성물산(028260)사장의 뒤를 이어 삼성SDI를 이끌게 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최치훈 사장이 1년 만에 삼성SDI에서 삼성카드(029780)로 자리를 옮기는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최치훈 사장 재임시절 삼성SDI의 실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2010년 매출 5조1243억원, 영업이익 286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박상진 사장 부임 후 회사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1년 매출 5조4439억원, 영업이익 2037억원에서 지난해는 매출 5조165억원, 영업손실 274억원을 달성했다. 자회사였던 전기차 배터리회사 SB리모티브를 2013년 1월 합병한 것이 실적부진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아직까지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에서 상당한 적자를 내고 있다.
올 1분기 실적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KTB투자증권은 삼성SDI의 1분기 예상실적을 매출 1조1300억원, 영업손실 35억원으로 내다봤다. 소형전지에서는 55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이 예상되지만,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중대형 전지 사업에서 5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