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광공업 생산이 자동차, 반도체 생산 부진으로 전월대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소매판매도 3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두 달 째 뒷걸음 하는 등 산업활동 전반이 부진했다. 이같이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감소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만에 처음이지만 1월 설 연휴로 인한 기저효과 등 일시적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2월 산업활동은 설 효과가 소멸한 데 따른 소비 부진, 미국 한파로 인한 수출 부진, 신차 대기 수요 등에 따른 생산 감소로 조정을 받았지만, 1~2월을 종합적으로 보면 작년 4분기 대비 나아지며 경기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산, 소비는 3월에는 일시적 요인이 완화되며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설 연휴로 1~2월 지표 함께 봐야”..1~2월 전산업생산은 작년 12월보다 0.6% 증가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14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1.8% 감소했다. 자동차(-7.2%), 반도체 및 부품(-4.9%) 등의 생산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감소폭은 지난해 9월(-2.1%) 이후 가장 컸다. 지난달 우즈베키스탄으로의 완성차 조립용 부품 형태인 KD(Knock down) 수출이 많이 줄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4.3% 늘었다.

제조업 재고는 전달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5.8% 증가했다.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상승하던 제조업평균가동률은 76.2%로 전월에 비해 2.1%포인트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0.4% 줄었다. 보건․사회복지(1.7%), 부동산․임대업(3.1%)에서 증가했음에도 숙박․음식점(-4.7%), 도소매업(-1.2%) 등에서 생산이 감소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3% 늘었다. 건설업생산은 전달 대비 3.6% 감소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6.3% 증가했다. 전(全)산업생산은 광공업, 건설업,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줄며 전달보다 1.2%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의 특성상 1~2월엔 설 연휴가 있기 때문에 지표가 불규칙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1~2월 평균으로 지표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2월 전산업생산의 평균값은 작년 12월보다 0.6% 증가했다.

◆ 소매판매 3.2% 감소..1~2월 합치면 0.6% 증가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3.2% 줄며 2011년 2월(-5.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2.4%), 통신기기 등 내구재(0.4%)는 증가했지만 음식료품과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의 판매가 저조했던 탓이다. 단 소매판매는 1~2월 평균으로는 0.6% 증가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0.7% 줄었다.

소매업태별로 보면 설명절 이동이 월초에 있었던 영향으로 무점포소매(8.1%)와 승용차․연료소매점(7.7%) 등은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 늘었지만 슈퍼마켓(-12.3%), 대형마트(-12.1%), 백화점(-4.9%) 등은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0.3% 줄었다. 두 달 연속 줄었으나 감소폭은 전달(-4.5%)보다 축소됐다. 일반기계류의 설비투자가 증가했지만 자동차와 선박 등 운송장비에서 투자가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12.3% 증가했다. 국내기계수주는 건설업, 전자·영상음향통신 등에서 수주가 증가해 전년 동월보다 14.1% 늘었다.

건설기성도 전달보다 3.6% 감소했다. 건축과 토목공사가 줄어던 영향이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건축공사가 늘어나 6.3% 증가했다. 건설수주(경상)는 도로·교량 수주가 늘어 전년 동월 대비 17.6% 증가했다.

◆ 3월 LF쏘나타, 갤럭시s5 등 신제품 출시..기재부 “생산, 소비 반등 예상”

현재 경기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와 미래의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소매판매액지수와 건설기성액 등이 부진해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국제원자재가격지수, 기계류내수출하지수 등이 하락하며 0.1포인트 떨어졌다.

기재부는 "미국 한파로 인한 대미 수출, 선박·석유제품의 수출 부진 등으로 수출 개선세가 악화되며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3월에는 일시적 요인이 완화되고, 신차와 휴대폰 출시, 수출 증가 등으로 생산과 소비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3월에는 한국GM의 말리부 디젤, 현대기아차의 LF쏘나타 등의 신차가 출시됐고 전날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s5를 선보였다. 다만 기재부는 "휴대전화 영업 정지 등의 소비 영향을 면밀히 봐야한다"고 덧붙엿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