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대부분의 신흥국 펀드 수익률이 부진한 가운데 프런티어(frontier)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로는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프런티어 시장이란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카타르 등 중동 지역 원유 생산국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을 말한다. 증권 전문가들은 미국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규모 축소)으로 인해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반면, 프런티어 시장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내수 경제 성장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런티어마켓 펀드, 올해 수익률 8%
올해 해외주식형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뢰해 지난 5년 동안 상장지수펀드(ETF)와 단기금융상품(MMF)을 제외한 해외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을 살펴본 결과, 작년까지 자금이 빠져나갔던 프런티어마켓 주식펀드로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80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신흥국 주식펀드 중에서는 중국(-3627억원), 인도(-221억원), 러시아(-184억원), 브라질(-56억원) 등을 중심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대부분의 신흥국 펀드가 부진했지만, 프런티어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는 선전했다. 올 들어 프런티어마켓 주식펀드 수익률은 8.27%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신흥국 주식펀드는 마이너스 6.24%를 기록했고, 해외주식형 펀드 전체 수익률은 마이너스 4.97%였다.
증권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우려뿐만 아니라 중국 제조업 지표 둔화, 우크라이나 사태 등 신흥국 위기론이 고개를 들면서 기초 경제가 탄탄하지 않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프런티어 시장은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가진 나라가 많고,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등 글로벌 경제 상황으로부터 충격을 덜 받는 나라로 떠오르며 투자 자금도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에너지·헬스케어 중심, 내수 산업 성장 중
프런티어 시장에 투자하는 개별 펀드 중 상위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를 살펴보면, 올 들어 'KB MENA자(주식)A'가 12.8%, '프랭클린MENA자(주식-재간접) Class A'가 12.1%, 'IBK프론티어중동A[주식-재간접]'이 8.8% 수익률 기록 중이다. 이들은 각각 작년에 50.9%, 31.8%, 15%씩 수익을 냈다.
프런티어 시장의 경제성장 가능성이 가시화된 것도 이 펀드들의 수익률이 좋은 이유 중 하나다. 펀드가 투자한 주식 종목들을 살펴보니, 카타르의 석유회사나 아랍에미리트의 보건의료업체, 이집트 담배회사 등 내수 소비재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석유 등 풍부한 천연자원이 있고, 젊은 인구가 많아서 경제성장 동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프런티어 시장 중에서는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위한 발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내수 경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는 이유다. 내전이 끝난 리비아와 이집트는 재건 사업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공사 수주가 늘고 있고, 산유국들은 유가가 강세를 보이며 축적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건설 사업 등 경기 부양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중동을 비롯한 프런티어 국가들이 외환보유액을 많이 확보하고 있고, 내수 산업에 집중하는 만큼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른 충격을 크게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치리스크는 남아 있는 숙제
그러나 부패와 빈곤, 정치 불안 등의 리스크가 높은 점은 단점으로 꼽혔다. 예를 들어, 지난 2011년 중동 지역 민주화 혁명 기간에 이집트 주식시장이 두 달 가까이 폐장하기도 하기도 했는데, 당시 운영되고 있던 모든 프런티어마켓 주식펀드 6개의 수익률은 14~18% 손실을 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