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의 지난해 투자 규모가 2012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현대차·SK 등 이른바 ‘재계 빅3’의 투자 비중이 30대 그룹 투자 규모의 절반을 넘어서 30대 그룹 안에서도 투자 편중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투자액이 전년보다 늘어난 그룹은 12개사(社), 줄어든 곳은 16개사였다.

CEO스코어가 지난해 30대 그룹 상장사 171개(금융사 제외)사의 유·무형 자산 투자를 조사해 2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투자액은 총 95조8000억원으로 2012년(97조7000억원)보다 1.9% 줄었다. 이번 조사는 유·무형자산 투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자산화된 비중을 구분하기 어려운 연구개발(R&D) 투자는 제외했다.

지난해 투자액이 가장 많았던 회사는 삼성그룹이었다. 28조7031억원을 투자해 전년(27조833억원)보다 6% 늘었다. 2위는 SK그룹으로 12조2690억원을 투자해 전년 11조196억원보다 11.3% 증가했다. 재계 2위인 현대차는 10조8452억원을 투자해 2012년(11조4546억원)보다 5.3% 줄었고, 재계 4위 LG그룹은 9조4583억원을 투자해 2012년(11조9069억원)보다 20.6% 줄었다. 재계 5위 포스코는 8조2502억원을 투자해 전년(10조4930억원)보다 21.4% 감소했다.

이어 KT(5조6900억원), 한진그룹(3조3800억원), 롯데그룹(2조8000억원), CJ그룹(2조7500억원), 신세계그룹(1조4500억원) 등이 투자 순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KT는 전년보다 투자액이 20.6% 늘었고, CJ는 9.3% 증가했다. 반면 한진과 신세계는 각각 4.2%와 10.6% 줄었다. 롯데는 2012년과 비슷한 규모로 집계됐다.

30대 그룹의 투자액은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삼성과 SK를 제외한 투자액은 54조8300억원을 기록해 전년(59조6000억원)보다 8%가량 줄었다. 삼성과 SK가 투자를 사실상 주도한 셈이다. 삼성과 현대차, SK 등 재계 빅3의 투자 비중도 50.7%에서 54.1%로 확대돼 30대 그룹 안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났다. 세계 경기 부진으로 대기업들의 실적도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0대 그룹의 투자는 지난해 4분기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까지 집행된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7% 적었다. 삼성의 경우에도 지분해 3분기까지 투자액은 2012년 3분기(누적)보다 15% 감소한 19조원을 기록했지만, 4분기 투자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이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29일 30대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투자와 고용 목표치를 달성해달라고 촉구하는 등 정부의 투자 활성화 요구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투자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에쓰오일로 1900억원에서 4600억원으로 144% 증가했다. 현대백화점(069960)(41.2%), GS(078930)(32.7%), 현대(24.8%), KT(030200)(20.6%), SK(034730)(11.3%) 등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CJ(001040)(9.3%), 삼성(6%), 금호아시아나(5.1%), 영풍(000670)(4.2%), 현대중공업(2.8%) 등은 30대 그룹 평균보다 투자액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그룹이 해체된 STX(011810)는 투자액이 90% 줄었고, 동부(-27.8%), 두산(000150)(-24%), 동국제강(460860)(-23.7%), 한화(000880)(-23.2%), 포스코(-21.4%), 대우조선해양(-21.2%), LG(003550)(-20.6%), 대림(-17.4%), LS(006260)(-16.2%) 순으로 감소율이 컸다.

지난해 30대 그룹의 유무형 자산 투자 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