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의 '위례2차 엠코타운 센트로엘' 모델하우스. 개관 후 첫 주말인 이날 모델하우스 앞에는 분양 상담을 받으려는 예비 청약자들이 100m 넘게 길게 줄지어 서 있고, 옆 공터에는 자동차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청약 접수 결과, 604가구 모집에 7434명이 신청해 평균 12.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를 분양한 현대엠코 서대우 이사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 거래가 늘고 집값이 올라 신도시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말했다.

하늘에서 바라본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아파트 단지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 시장에 온기가 퍼지면서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시장에도 미분양이 팔리고 집값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주택 경기 침체 여파로 꽁꽁 얼어붙었던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시장에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重課) 폐지, 취득세 영구 인하 등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로 지펴진 온기(溫氣)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을 넘어 신도시로 퍼지고 있다. 새로 분양하는 단지마다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하는가 하면 주택 거래량이 늘고 쌓여만 가던 미분양도 대거 소진됐다. 일부 단지에서는 1~2년 전 분양가격에 프리미엄(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모습도 보인다.

미분양 크게 줄고 집값도 올라

"요즘은 전셋집을 알아보는 것보다 분양권 매매를 문의하는 손님이 더 많아요. 한두 달 전에는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 싸게 분양권을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1000만원을 더 얹어줘야 해요."(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H부동산중개소 직원)

수도권 신도시 가운데 가장 활기를 띠는 곳은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와 위례신도시다. 작년 9월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린 '위례 송파 푸르지오'는 최근 조망이 뛰어난 고층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7억6000만~8억원)보다 5000만원 정도 웃돈이 형성됐다. 동탄2신도시에 짓는 '동탄 꿈에그린 프레스티지'(101㎡)는 분양가(4억8300만원)에서 3000만원(고층 기준)가량 더 얹어줘야 매매가 이뤄진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분양 아파트도 속속 팔리고 있다. 지난해 7월 4011가구에 달했던 경기도 화성시 미분양 아파트는 올해 초 1707가구로 줄었다. 김포시는 같은 기간 4491가구에서 3247가구로 감소했다. 김포 풍무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 중인 대우건설 담당자는 "올해에만 전체 공급 물량의 40% 이상이 팔려 분양률이 80%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아파트 값 역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음 달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을 앞둔 분당신도시는 리모델링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올 들어 한 채당 3000만~4000만원 올랐다. 광교신도시는 서울에서 이사 온 주민이 늘면서 전반적으로 분양가보다 3000만~5000만원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쾌적한 주거환경·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올 들어 신도시 주택 시장에 조금씩 생기가 도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책 영향으로 시장 전반에 주택 구매 심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치솟는 전세금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서울의 전세금 수준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는 김포·동탄·광교신도시로 이사하면서 미분양 해소와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도시는 인근 지역에 비해 쾌적한 주거환경에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정부가 디딤돌 대출 등 주택금융을 지원하면서 전세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는 것이다. 분당·일산·평촌 등 1기 신도시의 경우 수직 증축 리모델링 호재(好材)가 작용하면서 저가 매물 위주로 아파트 매매가 이뤄지는 것도 한 요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3만5690채로 작년 2월의 두 배가 넘었다. 반면 2월 전·월세 거래량은 9만312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수도권 일부 단지는 전세가율이 80~90%대에 육박하는 가운데 최근 건설사들이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미분양이 크게 줄었다"며 "수도권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1년에서 6개월로 줄어든 것도 투자 심리 회복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위례·동탄2·김포 등지서 분양 잇따라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건설사들도 위례·동탄2·김포신도시를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GS건설은 경기 김포시 장기동에서 '한강 센트럴 자이' 1차(3481가구)와 2차(598가구)를 5월과 11월에 각각 공급할 예정이다. 김포한강신도시에서는 대우건설이 아파트 242가구 분양을 준비 중이다.

위례신도시에서는 일신건영이 총 517가구로 구성된 '위례신도시 휴먼빌'을 분양한다. 지하철 8호선 우남역, 경전철 위례신사선 등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신안은 28일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신안 인스빌 리베라2차' 모델하우스 문을 연다. 전용면적 59~84㎡형 644가구로 구성돼 있고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와 가깝다.

'닥터아파트' 권일 팀장은 "최근 건설사들이 신도시에서 미분양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분양가를 낮추는 등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신도시에 거주하려는 수요자라면 서울로의 접근성, 주변 기반시설 여부, 분양가 수준 등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