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나를 포함해 직원 5명이 서있었다. 나머지 4명은 친분이 있는지, 서로 안부를 물으며 반갑게 대화를 주고받는다. 선배로 보이는 40대 중반의 차장급 직원 2명과 30대 초반의 대리 2명이었다. 대화를 들어보니 이전에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모양이다. "요즘 바쁘지? 여전히 일 잘한다는 소문 들리더라." 차장들의 덕담과 격려가 이어진다. "하하. 아닙니다. 다 차장님께 일 잘 배워서 그런 겁니다." 대리들의 예의 있는 답변도 이어진다. 엘리베이터가 5층에 이르자 두 차장이 내릴 준비를 하면서 더 위층에서 내리는 대리 2명에게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잘 지내라. 언제 점심이나 먹자"는 인사를 건넸다. "예, 수고하십시오" 하며 대리 2명도 깍듯하게 인사를 건넸다.

선배 2명이 먼저 내리자, 후배들이 갑자기 악담을 주고받는다. "저 자식들은 아직도 저렇게 사나? 둘 다 완전 한량이었는데." "아직 그런 모양이더라. 나도 회사 저렇게 '널널하게' 다니는 사람들은 본 적이 없다." "집이 원래 좀 사는 모양이지?" "그냥 사람들 자체가 좀 게으른 것 같지 않으냐?" 조금 전까지 입에 미소를 가득 싣고 서로 반갑게 웃음을 주고받던 풍경은 온데간데없고, 선배가 내리자마자 험담을 난사하는 것이다. 아까 먼저 내린 선배들이 어딘지 모르게 안타까울 지경이다. 업무 성과 때문에 인간적 예의를 잃어버린 두 후배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까지 먼저 내린 선배들 험담을 하며 낄낄거렸다.

내 자리로 돌아와 옆자리 동료에게 엘리베이터에서 본 얘기를 했다. "자기 선배 내리자마자 뒷담화를 까대는데, 애들이 되게 싸가지가 없더라고" "그래? 누군지 한번 찾아볼까?" 동료와 나는 직원을 검색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들 이름과 부서까지 알아내게 되었다. 이제 나와 내 동료에게 그 두 후배는 버릇없는 직원으로 찍혔다. 회사는 돌고 돌다 보면 언젠가 같은 부서에서 마주치게 되는 법. 회사에서 평판이란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엘리베이터에서는 말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