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관련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기로 한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태양광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회복 흐름이 나타난 것은 아니어서 부진한 기업 실적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는 태양광 사업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21일 주식시장에서 8.22% 오른 4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1~2% 범위내에서 오르내렸던 주가가 이날 크게 상승한 것은 삼성정밀화학이 태양광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기 위해 만든 합작사 지분을 매각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삼성정밀화학은 SMP의 지분 35%를 미국 태양광 기업인 썬에디슨(SunEdison)에 팔고, 그 대신 썬에디슨에서 분리돼 미국 나스닥에 새로 상장하는 반도체 재료 기업 SSL의 주식을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SMP는 2011년 삼성정밀화학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위해 썬에디슨과 만든 합작사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삼성정밀화학의 지분은 15%, 선에디슨사의 지분은 85%가 된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정밀화학이 사실상 태양광 사업을 접는 수순에 돌입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사업과 SSL과의 사업 연관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삼성정밀화학이 반도체 웨이퍼 사업에 진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오히려 SMP 지분 35%를 매각하면서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삼성정밀화학은 폴리실리콘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해왔지만 2012년부터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을 내지 못했다. 회사 측에서는 "기존 핵심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신규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며 국내 태양광 업체들은 좋은 실적을 냈고 주가도 많이 올랐지만 2010년 이후 유럽 재정위기, 공급 과잉 문제가 겹치며 실적을 깎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태양광 관련 사업을 하던 기업들 가운데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한다고 알려진 이후 주가가 오른 경우는 이전에도 있었다.
작년 말 웅진홀딩스도 자회사인 웅진폴리실리콘의 지분 28.09%를 개인주주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지자 12월 26일 하루 주가가 7.12%나 올랐다. 실적이 부진한 태양광 소재 자회사를 정리하면서 지난 2012년부터 진행중인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조기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KCC도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던 폴리실리콘 사업을 철수한다고 알려진 2012년 2월 3일 주가가 6.41% 상승했다. 전날 발표한 4분기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폴리실리콘 사업부를 처분한다고 회사 측이 밝히자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