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월에 한 번씩 국내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미국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날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다. 미국은 수순에 따라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고 있고, 코스피지수는 그 때마다 1% 정도 내리고 있다. FOMC가 열릴 때마다 코스피지수가 내리면서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특별한 호재가 없어 증시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12월 12일(현지시각)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FOMC 회의를 마치고 양적완화 정책(채권 등을 매입해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의 축소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준은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감축했다. 그리고 올해 지난 1월 28일, 이달 19일 열린 FOMC에서도 동일하게 100억달러씩 자산 매입 규모 축소가 발표됐다.

한국 증시는 바로 반응했다. 양적완화 축소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작년 12월 13일, 코스피지수는 0.26% 내렸다. 1월 FOMC를 마치고 첫 거래일인 2월 3일은 1.09% 하락했고, 3월 20일은 0.94% 하락했다. 작년 12월 FOMC 때는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양적완화 축소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그 전 3일간 1.62% 미리 하락했다.

이 세 날은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도 많았다. 작년 12월 13일에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657억원, 2월 3일은 4064억원, 지난 20일은 2108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코덱스 200, 타이거 200 등 인덱스 ETF와 삼성전자(005930), 현대차, 기아차,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등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주를 많이 순매도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한다는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경제가 정상화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증시에는 중국 등 신흥국 경기가 부진한 것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달 배포한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을 주시하고 있지만 신흥국 위기가 미국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경제 불안을 이유로 양적완화 축소 속도를 늦추지 않을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옐런 의장이 양적완화가 종료된 다음 6개월 후 금리를 인상한다고 발언해, 앞으로 FOMC에 투자자들의 이목은 더욱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경제는 중국 의존도가 높아져 중국 경기가 반등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증시도 반등하기 어렵다”며 “앞으로도 양적완화 축소 이슈로 FOMC 때마다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미국 경기 개선 상황에 따라 양적완화 축소가 일시적으로 멈출 수도 있는 만큼, 경우에 따라 주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