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탄공사가 결국 몽골 훗고르탄광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훗고르탄광은 석탄공사의 첫 번째 해외자원개발사업이었다. 1호 해외진출사업까지 포기할 정도로 석탄공사 재정 상황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석탄공사 등에 따르면 석탄공사는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몽골 훗고르탄광 지분 매각 안건을 의결했다. 석탄공사는 지난 2010년 1000만달러(약 108억원)에 훗고르탄광 지분 51%를 인수했다. 훗고르탄광은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노천탄광으로 여의도 약 16배 규모의 광구 터에 1억9000만톤의 석탄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훗고르탄광 지분 인수는 석탄공사 창사 60년 만에 처음 이뤄진 해외탄광개발사업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석탄공사는 훗고르탄광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석탄공사는 작년까지만 해도 훗고르탄광 개발을 추진했지만, 공기업 경영정상화 바람 속에 결국 지분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

10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석탄공사의 재정은 이미 완전히 파탄지경이다. 지난달 석탄공사는 이사회에 제출한 2014년 자금운용계획을 통해 올해 자금유입 2880억원, 자금유출 3936억원으로 각각 전망했다. 빠져나가는 돈이 1000억원 이상 많다.

유입금액을 항목별로 보면 매출액 1970억원, 출자금 530억원, 국고보조금 248억원 등이다. 반면 유출되는 자금은 제조원가 2171억원, 지급이자 544억원 등이다. 제조원가가 매출액보다 많은 실정이다. 올해 말 기준으로 총 차입금은 1조5300억원으로 예상된다.

석탄공사는 유휴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부채를 줄이겠다는 계획이지만, 경영부실의 근본적인 원인이 원가에도 못 미치는 생산비라서 문제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연탄 한 장의 공장도 가격은 373원인데, 제조원가는 647원이라서 연탄을 팔면 팔수록 손해보는 구조다. 연탄 가격을 올리자니 서민들의 부담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석탄공사는 지난달 정부에 제출한 부채감축계획이 미흡 판정을 받기도 했다.